[OSEN=연휘선 기자] "한혜진이라 쓰고 '레전드'라 읽습니다". 모델 한혜진이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데뷔 20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이하 '정희')에서는 한혜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DJ 김신영의 진행에 맞춰 '정희' 청취자들에게 근황을 풀어냈다.
한혜진은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았다. 이에 김신영은 "한혜진이라고 쓰고 '레전드'라고 읽는다"며 한혜진을 치켜세웠다.
이에 한혜진은 최근 화제를 모았던 데뷔 20주년 기념 화보를 언급했다. 그는 "다들 화보를 보고 깜짝 놀라시더라. 깜짝 놀란 이유가 하나밖에 없다. 저를 방송하는 한혜진으로 아시니까 깜짝 놀라신 거다. 저를 모델 한혜진으로 아시는 분들은 사실 그러게 놀라울 것도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화보가 출판 되고 나서 반응이 이 정도일 줄 예상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다. 저는 솔직히 조금, 그래도 이슈가 될 거라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그런데 이 정도일 거라고는 몰랐다"며 감격했다.
한 잡지사에서 한혜진의 데뷔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한 해당 화보는 파격적인 전신 노출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전체를 휘감은 검은 분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한혜진은 "까만 페인트로 아는 분들이 많으신데 특수 분장용 검정 파운데이션이다. 보통 파운데이션이 아니라 피부에 고착이 돼야 해서 잘 안 지워졌다"며 "나중에 차를 타고 앉을 수도 없었다. 스태프들이 아이메이크업 리무버를 10개를 사와서 수건에 적셔둔 다음에 온 몸을 문지르는데 안 벗겨지더라. 도저히 안 되겠어서 촬영장 배스가운을 입고 집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서 서서 샤워를 하다가 너무 힘들더라. 누가 닦아줄 수도 없고 바닥에 주저 앉았다. 맨 바닥에 주저 앉아서 앉은 상태로 닦았다. 세신 이모한테 갔으면 100만 원 들었을 것 같다. 이모가 죽든, 제가 죽든 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한혜진은 20주년 화보를 위한 몸매 관리에 대해 "벌크업을 하려다가 실패했다. 2~3개월 전에 화보 소식을 듣고 미친듯이 운동했다. 그런데 먹는 게 너무 힘들었다. 많이 먹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다. 사람이 생활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냐. 많이 먹을 시간을 정해야 해서 일어나자 먹고 잠들기 전에도 먹어야 한다. 몰아서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시간 간격을 맞춰서 계속해서 섭취해야 근육이 늘어난다. 너무 힘들더라"라고 하소연했다.
꿈이 없던 고등학교 1학년, 모델 학원에 다니며 모델의 길을 걷게 된 한혜진. 그는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스스로의 성과에 담담했다. 롱런하고 있다는 칭찬에도 "'제일 오래'는 아니다. 언니들이 계신다. 송경아 언니도 있고. 사실 제가 엄청 오래 버티고 있는 거다. 놀라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가 데뷔한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는 모델이 대중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온갖 신비로운 것들과 베일에 싸인 콘셉트는 전부 다 모델들이 했다. 제가 수혜자다. 잘 알려지지 않고 세기말, 밀레니엄 콘셉트를 많이 했다"며 "한국인 최초 4대 패션쇼, 잡지사 커버 최다 모델이라는 것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 아마 지금쯤 다 깨졌을 거다. 제가 모델 일만 했을 때는 모델이 대중적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친구들이 정말 많고 그 친구들이 저보다 많이 찍었을 거다. 제 기록은 지금은 다 지나간 기록에 불과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뉴욕 생활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나 이제 뭐하지? 이 바닥에서 무슨 일을 더 할 게 남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이미 모델 7년 차 때 외국을 나갔다. 7년 해도 모든 종류의 일을 다 하는데 뉴욕, 밀라노, 런던, 파리까지 다 갔다 왔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심적으로 정체기가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혜진은 "실제 제 성격도 까칠한 편이다. 특히 일할 때 까칠하다. 모델 일은 세팅만 되면 포토그래퍼랑 모델, 어느 때는 포토그래퍼도 없다시피 제 안에서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일 성격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담담하게 풀어내는 한혜진의 입담이 '정희' 청취자들을 감동케 했다. / moname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