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덕화가 아내 김보옥, 아끼는 후배 허경환과 '덕화다방'을 연다. 1인 크리에이터에 이어 '은퇴 후 삶'까지 고민하는 '덕화TV2'로 출사표를 던진다.
KBS는 2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본관에서 2TV 새 예능 프로그램 '덕화TV2-덕화다방'(이하 '덕화TV2')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심하원 PD와 진행을 맡은 배우 이덕화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덕화TV2'는 지난 4월 6부작으로 종영한 '덕화TV'의 두 번째 시즌이다. 첫 시즌에서는 이덕화가 1인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며 낯선 1인 방송 세계에서 진정한 소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6부작에 걸쳐 그려졌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아름다운 시골 카페를 배경으로 이덕화 부부가 '덕화다방'을 열며 창업기를 그린다.
"커피는 덕화가 탈게요, 손님은 분위기 타세요"라는 재치 있는 카피 아래 이덕화와 아내 김보옥이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산 좋고 물 맑은 한적한 시골에서 카페를 운영한다. 이를 위해 코미디언 허경환이 '덕화 크루'로 뭉쳤다.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다방'이라는 공간에서 손님들의 사연과 신청곡, 갖가지 메뉴, '덕화TV'부터 이어진 라이브 방송 등을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덕화TV2'는 "노년의 부부가 은퇴 후에 같이 일할 수 있는 게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고민을 다루며 진정성을 강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하원 PD는 "저희 '덕화다방’에는 아름다운 음악도 있고 아름다운 김보옥 여사님도 있고 수란을 만들어 주시는 '수란 리' 이덕화 선배님도 있다"고 재치있게 운을 뗐다. 이어 이덕화는 "두 번씩이나 이렇게 불러주셔서 영광이다. 잠깐만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불과 1~2개월 만에 뵙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리겠다"며 시즌2 방송에 강한 기대감과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한 그는 "사실 저희가 할 만한 역할이 흔치 않다. 저는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이 프로그램 내용이 어떻든 간에 제 이름을 거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심하원 PD는 "'덕화TV' 첫 시즌은 1인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도전기였다면 시즌2에서는 '선생님과 사모님이 함께 도전하면 어떨까?' 하는 기획 의도를 잡았다. 두 분이 같이 무언가를 진정성 있게 도전하는 게 뭘까 고민했다. 그리고 저희 프로그램타깃 시청자들이 5060인데 그 분들한테 와닿는 도전기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마침 사모님이 노년에 카페를 한번 창업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계셨고 그걸 위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고 계셨다. 그래서 이 이야기야 말로 진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두 분이 카페 창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 안에서 메뉴를 고르거나 음악 다방 콘셉트를 넣거나 하는 것도 두 분이 구성해주신 내용이었다. 그래서 더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더 많은 시청자들이 저희 기획의도에 공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처음 도전하는 창업과 카페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저는 예전부터 뭘 얼마에 사다가 얼마에 팔지 개념이 없다. 주는 대로 먹고 없으면 굶는다. 그래서 저희들 매번 가게 문 여는 날마다 적자를 봤다. 재료값이 30만원 들었는데 매상이 14만 원 나오는 식이었다. 원래는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겠다는 의도로 시작했는데 도와드리게 될지 걱정이다.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그는 "요즘 방송을 보면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더라. 사실 하면서도 불안했다. '저같이 나이 들어서 이런 비슷한 콘셉트로 시작을 해서 망치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이 많았다. 사실 저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요리에 대해선 10 원어치도 관심도 없고 경험도 없다 그래서 타 프로그램에서도 생선 비늘이나 긁는다. 음식에 전혀 자신이 없다. 이 프로그램 하면서 자신있게 배운 건 수란이다. 궁중요리하시는 교수님한테 수란을 배웠다. 언제 기회 있으면 해드리고 싶다. 가격은 1500원인데 인건비는 1만 5천 원 든다. 불 앞에서 15분을 서 있어야 한다. 그래도 그 거 하나는 열심히 배웠다"고 너스레를 떨며 낯선 카페 운영을 극복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덕화TV2'는 이덕화가 데뷔 후 처음으로 아내 김보옥과 동반 출연하는 고정 예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이덕화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집사람이나 저나 한동네에서 같이 큰 동갑내기 친구인데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막하나 싶다. 집에서 서열은 반려견 다음이 저다. 아주 적나라하게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상 제 와이프한테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많다. 저는 만에 하나 혹시라도 저보다 우리 와이프가 단 1시간이라도 빨리 간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그 걱정 때문에 절대 먼저 가야지 뒤에 갈 수가 없다"며 눈물까지 훔쳤다.
이어 그는 "(아내가 방송을) 낯설어 할 줄 알았는데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심히 한다. 어디서 그런 뻔뻔함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전혀 생활하면서 못 느낀 모습이 나온다. '이덕화가 한가해지면 나는 뭘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나 보다. 그래서 바리스타 학원을 다닌 거다. 자격증도 급이 있는데 초급 따고 중급을 하고 있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니까 더 선뜻 나섰던 것 같다. 그래서 '커피' 담당이다. 모든 걸 담당한다"며 김보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허 사장' 허경환과 아르바이트생들도 '덕화TV2'만의 매력이 될 전망이다. 이덕화는 "허경환은 제가 선택한 저희 사장이다. 허경환이 와서 '뭐 하면 되냐'고 묻길래 '너 사장 해라. 모든 걸 네 맘대로 해라. 나는 설거지나 하고 도와주기나 하겠다'고 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한 허경환이 기자간담회 전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손님들이랑 얘기하는 게 더 편하다. 이덕화 선배보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자기가 괜히 그런다. 나는 편하게 대하는데 '가발 벗은 모습을 보고 싶다'는 둥 쓸 데 없는 소리나 하고 있다. 한번 보여주고 싶은데 오히려 도망갈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밖에도 이덕화는 첫 번째 아르바이트생으로 함께 한 김완선에 대해 "그렇게 설거지를 잘하는 줄 몰랐다. 비호같이 한다"며 감탄했고, 두 번째 아르바이트생 전진에 대해서도 "정말 잘하더라"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아르바이트생 전영록에 대해서는 "전영록 씨가 후추 떡볶이를 신메뉴로 만들어줬는데 너무 맛있어서 직원들이 다 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심하원 PD는 "장사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기획의 출발점과 소구 포인트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은퇴 후 어떻게 살까?'가 저희 부모님 세대가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이덕화 선생님 부부의 삶이 녹아 있으니 저희 프로그램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자부했다.
또한 그는 "이덕화 선생님이 항상 프로그램 하시면서 '감동이 없으면 전파 낭비'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감동은 5060뿐만 아니라 1020 까지 모든 세대가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며 타깃 시청자 층인 5060을 넘어 1020 세대에 대한 유인 포인트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정규가 되면 아주 많은 아이돌 가수도 아르바이트생으로 모시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은 이덕화 선생님과 친한 조용필 선생님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덕화TV2'는 오늘(23일) 저녁 8시 55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