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박서준이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부터 절친한 축구선수 손흥민, 그리고 시즌2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사자' 주연 배우 박서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서준은 극 중 악과 마주한 격투기 챔피언 용후를 연기했다. 사신이라 불리는 격투기 챔피언으로,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마음을 닫은 지 오래다. 악몽을 꾼 이후 갑자기 생긴 원인불명 손의 상처를 계기로 안신부와 만나게 되고, 상처 난 손에 깃든 특별한 힘과 세상 곳곳에 숨은 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 캐릭터다.
2017년 개봉한 '청년경찰'(565만 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고, 김주환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전혀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내놨다.
박서준은 그동안 드라마 '드림하이2'를 시작으로 '금 나와라 뚝딱!', '따뜻한 말 한마디', '마녀의 연애',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화랑', '쌈, 마이웨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에 출연했고, 영화는 '퍼펙트 게임'을 비롯해 '악의 연대기', '뷰티 인사이드', '청년경찰' 등에서 활약했다. 최근 특별 출연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천만을 돌파했다. 신작 '사자'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로 도전해 고난도 와이어, CG 등 파워풀한 액션을 선보였다.
기술 시사를 통해 영화를 접한 박서준은 "재밌게 봤다"며 "솔직히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고, CG 부분이 궁금했다. 사전에 준비를 최대한 많이 해서 그 정도 나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감독님과 얘기했던 부분이 최대한 이질적인 느낌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CG도 아날로그 적인 선택을 했는데, 고민한 지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도 CG 부분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 보통 CG가 들어가면 그린 백에서 촬영하는데, 우리 영화는 그런 CG를 선택하기 보단 최대한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서 부분, 부분을 살리는 CG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박서준은 2년 전 '청년경찰'로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원톱 주연으로 나섰고, 김주환 감독과 재회해 기대감이 더욱 치솟고 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 극장가 텐트폴(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박서준은 "주연을 맡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부담은 흥행보다 '이 현장을 잘 이끌고 갈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을까'하는 점이었다. 결과물이 좋기 위해서는 현장이 항상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난 찍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포커스가 될 수밖에 없다. 주연의 몫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어 "배우는 하나의 부분일 뿐이고, 흥행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부담은 있지만, 모든 부담은 느끼는 편은 아니다. 영화 자체가 나 혼자 다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맡은 부분을 잘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사람이다. 흥행은 열어봐야 아는 거고, 영화도 드라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더라. 그래서 기대도 된다. 난 항상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돌아보고 나면 아쉬운 지점들이 보인다. 내 연기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되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이번에도 '청년경찰'처럼 깜짝 흥행이 되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사자'는 올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빅4(개봉순으로 '나랏말싸미', '사자', '엑시트', '봉오동전투') 중에서 유일하게 엑소시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엑소시즘 관련 영화는 국내 상업영화로는 지난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이 최초다. '검은 사제들'은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전국 540만 명을 동원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지난 2월 종교관과 주제 의식 등이 확대되고 깊어진 '사바하'(감독 장재현)가 개봉됐고, '사자'가 세 번째 작품이다.
"엑소시즘 영화인 줄 알았는데, 히어로 무비에 가깝다"는 말에 박서준은 "그것도 관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관객들 반응 중에 그게 제일 궁금한 지점이기도 하다. 만약 엑소시즘으로 갔다면, 좀더 마니아 적인 영화가 됐을 것 같다. 액션 장르로 갔다는 건 그만큼 대중성을 잡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나도 촬영하면서 엑소시즘, 오컬트 소재를 비롯해 종합적인 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요즘 영화는 다양한 볼거리가 필요하고, 여름 시장에는 관객들이 볼거리가 많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지점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두고봐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고난도 액션신에 대해서 박서준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기간이 많지 않았다. 한 달 반 정도 여유가 있었는데, 드라마를 찍고 있어서 살이 쭉쭉 빠졌다. 다행히 예전에 드라마 '쌈마이웨이'에서 격투기 선수를 연기해 4개월 정도 하루에 8시간씩 복싱 연습을 했다. 그걸 몸이 기억하더라. 근육은 한번 키워놓으면 몸이 기억해서 돌아갈 때 3주~4주 정도 다시 하면 올라오는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그때의 경험을 내 몸이 기억해서 금방 근육을 올릴 수 있었다. 옥타곤에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 덜 됐는데, 실제 선수와 촬영하는 건 두렵더라. 그런데 선수 분이 워낙 나이스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가위에 많이 눌리는 편이라는 박서준은 "고 3때부터 눌리기 시작했는데, 너무 익숙해서 오는 타이밍도 알게 된다. 그게 무뎌지기도 하더라. 최근에는 없어진지 꽤 됐다. 그것도 시기가 있는 것 같다"며 "엑소시즘이나 오컬트를 다룬 영화라고 해서 무서운 경험을 하거나 그렇진 않았다"고 했다.
최근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커밍쑨. 사자. 박서준"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박서준과 손흥민 선수가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다정하게 웃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박서준은 "나도 원래 인맥팔이 하는 거 싫어한다. 사실 그런 것을 부탁한다는 게 이상하고, 쉽지 않다. 그리고 친하면 친할수록 아쉬운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그런 걸 원해서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손흥민 선수한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너무 사랑하는 남자 사람이기 때문에.(웃음) 고맙게 생각한다. 나도 깜짝 놀랐다. SNS를 보다가 '어 이게 올라와 있네' 싶더라. 항상 응원해줘서 나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웃었다.
박서준은 '사자'에 특별 출연한 최우식에 대해서도 "우리가 서로의 작품에 특별 출연했다. 나도 '기생충'에 출연했는데, 우리끼리 사전에 얘기하고 공유하는 건 아니다. '나 이런 작품한다' 정도는 얘기하는 편이다. '쌈마이웨이' '기생충' '사자'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지니까 나도 신기하다"고 얘기했다 .
박서준과 김주환 감독은 '사자' 개봉 전부터 마블 세계관을 언급하면서 시리즈 영화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서준은 시즌2에 대해 "제안이 오면 무조건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처음에 영화를 찍기 시작할 때 시나리오 처음 받을 때부터 '이게 잘되면?'이라는 가정을 했다. 후속편은 사랑을 받고 기대가 있어야 나올 수 있다. 후속을 기대하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자고 했다. 배우로서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보는건 좋은 일인 것 같다"며 열의를 내비쳤다.
앞서 '사자' 제작보고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고, 퇴마를 소재로 한 영화 '콘스탄틴'의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로부터 "대담하고 기발하며 상상력을 품고 있는 영화"라고 극찬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김주환 감독은 "로렌스 감독님이 '사자'를 보고 생각보다 목이 멨다고 하더라. 예산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는데 이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냈다는 것에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시즌2를 찍을 수 있게 된다면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 우리는 시리즈물을 원한다. 영화가 충분히 사랑을 받게 된다면 지금 배우들과 함께 가톨릭 세계관 안에서 이야기를 계속 만들겠다. 준비는 이미 돼있다"고 강조했다.
김주환 감독이 '콘스탄틴' 감독을 만난 뒤, 해외 여성 스태프들이 박서준을 두고 동양의 라이언 고슬링이라고 한 부분과 할리우드 진출과 관련해 "김칫국을 마시고 싶지 않지만, 예전보다 많이 열린 것 같다. 외국에서도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열린 것 같다. 한국영화도 이제 황금종려상을 받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비단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들이 해외 진출할 수도 있고,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굳이 그런 기회가 온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것 또한 준비된 자세가 돼야 갈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언어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박서준은 요즘 고민에 대해 묻자 "선택하는 입장이 됐는데, 그게 어렵다. 책임을 지는 상황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오늘 뭐 먹지?' 조차도 늘 고민이라서 급식을 먹고 싶을 때가 많다. 예전에는 오디션을 보고 선택을 받았는데, 요즘은 내가 선택하고 결과가 안 좋으면 몽둥이로 맞을 때도 있다.(웃음)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물론 그 자체가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 고민되고 부담되는 시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서준은 "이번 '사자'도 100% 만족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나한테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후회는 없지만 항상 아쉬운 점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자'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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