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고(故) 유채영이 우리 곁을 떠난 지 5년이 흘렀다. 남편 김주환 씨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기어코 돌아온 것이다.
고 유채영은 지난 2013년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같은달 수술까지 마쳤다. 이후 항암 치료와 방송 활동을 병행했지만,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2014년 7월 24일, 유채영은 남편과 가족들 곁에서 세상을 떠났다.
유채영은 생전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투병 중에도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랬기에 유채영의 죽음은 더욱 애달팠고, 허망했다.
일면식조차 없는 대중도 큰 슬픔에 빠졌다. 하물며 유채영 남편 김주환 씨의 절망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었을 터. 이후 김주환 씨는 유채영을 떠나보낸 2014년부터 매년 고인의 팬카페를 찾아 편지를 남기고 있다.
김주환 씨는 지난 23일에도 고인의 팬카페를 방문해, '자기야 내일 일찍 갈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김주환 씨는 "아침 일찍 가겠다. 자기 만나러 가는 건 얼마든지 좋은데 굳이 떠난 날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달력에서 없었으면 하는 숫자일 뿐"이라며 "어쨌든 자기 만나러 간다 생각하니까 빨리 가고 싶다. 예쁜 모습으로 가야 하니까 가기 전부터 울면 안 되겠다. 조금만 더 참고 있다가 자기 앞에 가서 울겠다. 멋있고 예쁘게 꾸미고 가서 인사하겠다"고 전했다.
김주환 씨의 애틋하고 절절한 편지에 대중은 다시 한번 유채영의 환한 미소와 활기찼던 모습을 되새기게 됐다.
유채영은 지난 1989년 그룹 푼수들로 데뷔했으며, 1994년 혼성그룹 쿨의 멤버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유채영은 혼성듀오 어스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는 솔로 가수로 활약했다.
유채영은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영화 '색즉시공'(2002)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패션왕' 등에 출연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와 함께 유채영은 재치 넘치는 입담과 유쾌한 캐릭터로 예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 마련이지만, 유채영을 향한 그리움은 매년 깊어지고 있다. 유채영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을 당시, 소속사 측은 "위암 투병 끝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그녀의 생전 밝았던 모습들을 오래도록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던 바다.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사했던 그였기에, 그를 향한 추모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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