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린 배우 박명훈이 깨알 같은 성대모사로 웃음을 안겼다.
2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소름 유발자 특집으로 꾸며져 게스트로 박명훈, 가수 김경호, 배우 김가연, 개그맨 안일권이 출연했다.
이날 박명훈은 “영화를 촬영할 때 8~10kg 정도 뺐는데 지금은 다시 살을 찌웠다”는 근황을 알렸다. 이어 그는 “‘기생충’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의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라 칸 영화제에서 숨어 다녔다”고 회상했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기생충’은 대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박명훈은 “영화를 위해 당시 몸무게도 10kg 정도 뺐고 피부도 태닝을 했다. 머리도 숱가위로 아무렇게나 잘랐다. 치아도 하나 붙였다”며 “역할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노력 덕분에 실감 나는 지하실남 캐릭터가 탄생했다.
박명훈은 ‘기생충’에서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 근세 역을 맡았다. “작년에 촬영했는데 제가 전주에 있는 종합촬영장에 한 달 전에 먼저 가 있었다”며 “(촬영이 시작되고)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이 ‘명훈이 어디 갔냐’고 물으셨는데 그때도 저는 이미 지하실에 가 있었다. 어두운 곳에 있으니 사람이 아련해진다. 말도 느려지고 초점도 멍해진다”고 캐릭터에 빠졌었다고 했다.
함께 영화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의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제가 상업영화는 ‘기생충’이 처음이었다”며 “송강호 선배님이 공연하던 후배의 마음을 잘 아셨는지 촬영장에 갈 때마다 저를 (자신의)차에 태우고 다니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의 도움으로 영화의 개봉 전, 자신의 친아버지와 ‘기생충’을 먼저 봤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님이 제 아버지가 폐암이라는 사실을 아시고, 칸영화제에 출품할 때는 굉장히 바쁘고 정신이 없는데, 개봉도 하기 전에 저와 아버지에게 먼저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아버지가 앞이 잘 안 보이신다. 감독님 덕분에 영화를 미리 보셔서 다행이다”라고 봉 감독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박명훈은 대학로에서 뮤지컬과 연극 등 다양한 작품을 소화했는데, 이른바 ‘멀티맨’으로서 한 번에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날 그는 노인부터 어린이, 공주 등의 성대모사 연기로 MC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watch@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