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선택" 김태호 PD, '무도'→'놀면 뭐하니?' 함께 가는 이유 (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7.25 14: 52

"제가 유재석 씨를 선택한 게 아니라 유재석 씨가 저를 선택한 것 같아요". MBC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에 이어 '놀면 뭐하니?'까지 거듭 코미디언 유재석과 함께 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태호 PD는 25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7일 정규 첫 방송을 앞둔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대해 설명하고 첫 방송 일부분을 공개했다.
'놀면 뭐하니?'는 평소 스케줄 없는 날 "놀면 뭐하니?'라고 말하던 유재석에게 제작진이 카메라를 맡기면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콘셉트의 예능이다. 제작진이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예능에서 벗어나 어떤 출연진이 언제, 어디서 카메라를 넘겨받을지 모르는 종잡을 수 없는 구성과 인물 개개인의 캐릭터에 중점을 두며 전개되는 방식으로 '캐릭터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 유재석 공식 포스터(왼쪽)와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오른쪽)

프로그램은 지난달 12일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공개됐다. 이에 선공개 영상부터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재회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무한도전'(이하 '무도') 첫 시즌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이다. '무도'가 13년에 걸쳐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은 만큼 유재석과 김태호 PD 조합을 향한 시청자의 기대와 신망도 두터웠다.
이에 '놀면 뭐하니?' 또한 두 사람이 재회한 새 예능으로 큰 관심을 끄는 상황. 김태호 PD는 이날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유재석을 언급하며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놀면 뭐하니?'에는 처음 보는 유재석 씨의 모습이 담겼다. 저희가 기존에 생각한 유재석 씨는 한 순간도 시청자를 빼놓지 않은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스마트폰도 보고, 거친 말도 하는 걸 보여주더라"라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이어 "계속해서 '무도' 이후에 '돌아온다'고 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무도'도 끝날 때는 화려했지만 시작할 때 1년은 초라했다. 그랬던 것처럼 가볍게 '놀면 뭐하니?'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고 싶었다"며 "유재석 씨가 '야, 놀면 뭐하니?'라고 정말 많이 말했는데 본인도 모르고 있더라. 어차피 '무도'가 방송하던 토요일 저녁 시간에 MBC에서 재방송을 하고 있어서 정말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를 연출하는 김태호 PD
특히 김태호 PD는 "유재석 씨한테도 플랫폼에 대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MBC 또한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재석 씨와 요즘 색깔에 맞는 것들을 찾아보다가 아이템이 우선시되고, 그에 필요한 인원들이 들어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부분에 따른 확장성과 폭발력도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결과 '릴레이 카메라'부터 유재석을 시작으로 출연자들의 남다른 인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됐다. '무도'에서도 함께 했던 코미디언 조세호부터 배우 태항호, 방송인 유병재, 래퍼 딘딘, 그룹 동방신기 리더 유노윤호 등이 '놀면 뭐하니?'의 선공개 버전 '릴레이 카메라'에 등장한 것. 
이에 김태호 PD는 "'릴레이 카메라'가 가져왔던 서로의 관계와 필연들이 들어오니까 단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며 감탄했다. 그는 "또 유재석 씨가 카메라를 받자마자 아이러니하게도 그 긴 시간 카메라 앞에서 일하던 분이 혼자 있는 게 낯설어서 항상 누군가를 찾더라. 그렇게 만난 게 유재석 씨와 하하 씨, 유희열 씨였는데 그 사이에서 진한 속 얘기와 농담이 모두 나왔다"고 덧붙였다. 
[사진='놀면 뭐하니?' 유튜브화면] '놀면 뭐하니?' 선공개 영상에서 실버버튼을 개봉한 유재석
이밖에도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놀면 뭐하니?' 선공개를 통해 전에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줬고 정규 편성에서도 이 같은 도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재석 씨와 올해 초부터 많이 얘기한 건 '새로운 걸 해보자'였다"고 밝힌 김태호 PD는 "새로운 게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제 안 하는 것들이 될 수도 있었다. 새로워서 생경한 것도 있을 수 있고, 지금은 안 해서 익숙한 것들도 있을 수 있다. 그걸 어떤 시선으로 담을지 접근할지 함께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방송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가운데, '놀면 뭐하니?'의 유튜브 선공개 역시 유재석과 함께 한다는 면에서 특별했다. 김태호 PD는 "유재석 씨가 본인 스스로 유튜브를 할 일은 없었다"며 "저희가 어떻게 하면 이 분과 그 안에서 민심도 한 번 체크하고, 이 분도 유튜브에 접근하게 하면서 방송 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접근하게 할지 고민했다"고 유튜브 선공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놀면 뭐하니?'가 정규 편성된 뒤에도 유튜브 채널은 지속된다. 본 방송 후 하이라이트 부분이 포털사이트 네이버TV를 통해 공개된다면, 유튜브를 통해서는 출연진의 '리액션 캠'이나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분량, 뒷이야기 등이 담긴다고. 그 과정에서 유재석은 개인 혹은 소속사가 아닌 '놀면 뭐하니?'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튜브로 소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놀면 뭐하니?' 유튜브 선공개 분량에서는 유재석이 '실버 버튼(유튜브 측이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한 채널에게 선사하는 보상)'을 개봉하며 김태호 PD에게 "네가 나를 유튜버로 만들겠다는 거냐, 뭐냐"고 질문하고 "도티 이겨야 한다"는 말에 실소를 터트리기도 했던 터다. 김태호 PD는 "초등학생들은 도티를 알지 유재석은 모른다는 내용의 시험 대본도 있었다"며 "실제로 도티 쪽 하고 연락이 돼서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유튜브는 구독자를 늘리기보다는 하나의 소통 창구로 만들고자 한다. 거기서 질문을 드리기도 하고 거기서 오는 리액션을 방송으로도 담으려 한다"고 구독자가 전부가 아님에 선을 그었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를 연출하는 김태호 PD
무엇보다 김태호 PD는 유재석과의 지속적인 호흡에 대해 "제가 유재석 씨를 선택한 게 아니라 유재석 씨가 저를 선택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목요일이 비어서 그 시간마다 만나서 '예능으로 어떻게 새로운 게 없을까, 바꿔갈 게 없을까'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저하고 그분이 토요일로 오게 된 건 귀소 본능 때문인 것 같다. 저도 '무도' 이후 라이프스타일이 목요일 녹화, 토요일 방송에 맞춰져 있다 보니 올해 초 여름까지 막막하긴 했다. 저희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야 할 게 많은데, 이걸 어떻게 담을지부터 저와 그분이 함께 할 때 선입견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할지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싶은 마음에 '놀면 뭐하니?' 형태로 가볍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재석 씨의 경우 관찰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모니터링을 열심히 하는 분이다. 예전에 박명수 씨가 하는 새벽 홈쇼핑도 봤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본인까지 트렌드에 맞춰하면 큰 부분이 빌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예능 선, 후배 관계로 얘기를 많이 했다. 그렇다 보니 다음 스텝이 또 어려울 수도 있었을 텐데 무거운 한 걸음을 떼게 된 것 같다"며 '놀면 뭐하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뭉친 '놀면 뭐하니?'는 27일 저녁 6시 30분에 정규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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