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돌아온 김태호 PD의 새 도전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7.25 16: 26

MBC 김태호 PD가 '놀면 뭐하니?'로 돌아온다. '새로운 예능'에 대한 거듭된 질문 끝에 도전을 선택한 결과다.
김태호 PD는 25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7일 정규 첫 방송을 앞둔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와 다음 달 선보이는 또 다른 새 프로그램 '같이 펀딩'에 대해 설명했다.
'놀면 뭐하니?'는 평소 스케줄 없는 날 "놀면 뭐하니?"라고 말하던 유재석에게 제작진이 카메라를 맡기면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콘셉트의 예능이다. 지난달 12일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공개되며 '무한도전'을 성공시킨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같은 시간대인 토요일 저녁 6시 30분에 다시 뭉친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은 누가 카메라를 넘겨받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며 선택된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버라이어티'가 될 전망이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으로 컴백하는 MBC 김태호 PD

'같이 펀딩'은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시청자들의 참여로 '같이' 만들어가는 크라우드 펀딩 기반의 예능이다. 다음 달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30분에 출격한다. 첫 방송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이 남은 만큼 '놀면 뭐하니?'와 달리 아직까지 출연진과 구체적인 기획 내용에 대해서는 베일에 감춰진 상태다. 
두 프로그램을 한 달의 시간 차를 두고 주말 내내 선보이게 된 것은 김태호 PD가 후배 PD들과 휴식기 동안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지난해 3월 말 '무한도전' 종영 이후 1년 여의 공백을 가졌던 김태호 PD는 휴식기 동안 연출자에서 시청자로 돌아가 여유와 새로운 시각을 만끽했다. "'무한도전'을 하면서 못 가졌던 가족들과의 시간도 갖고 저녁이 있는 삶이 소중하다는 생각도 했다"는 그는 "작년 초에는 '하트 시그널'을 보면서 가슴 설렜다. 왜 빨리 시즌3가 안 나오는지, 제가 아는 분을 통해 제작진에게 물어보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도 보고 올해 초에는 마블 시리즈를 정주행 하기도 했다고.
특히 그는 "두루두루 보려고 하면서 한 자리에 앉아서 한 콘텐츠를 오랜 시간 본다는 게 힘들다는 걸 경험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시청자들한테 감사하다는 인사를 못 드렸는지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태호 PD가 TV 이전에 짤막한 유튜브 영상들로 '놀면 뭐하니?'를 선공개한 것은 필연적인 결과로 풀이됐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 공식 포스터 2종
먼저 '놀면 뭐하니?'와 관련해 김태호 PD는 "관찰 예능은 아니고 '캐릭터 버라이어티'를 하려고 하는데 인력 구성이 항상 세팅하기 힘들더라. 그런데 '릴레이 카메라’로 연결된 인맥 자체가 서로가 서로에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회 촬영 때는 조세호 씨 집에서 모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생각보다 끈끈한 모습을 보여줘서 저희 제작진도 놀랐다"며 선공개된 '릴레이 카메라'를 기반으로 첫 선을 보이게된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우릴 찍던 카메라로 우리 주위를 찍어보려고 했다. 그렇게 5개 정도의 에피소드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진행해봤다. 그렇게 하면서 계속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튜브 선공개 영상에서 "유재석만 고정"이라고 언급된 것과 관해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은 출연자가 6~7명이 고정됐고 그 분들에게 맞는 아이템을 찾아가는 게 처음엔 좋았는데 그 숫자에 맞추다 보니 끼워맞추는 것들도 있었다. 유재석 씨와 요즘 색깔에 맞는 것들을 찾아보다가 아이템이 우선시 되고, 그에 필요한 인원들이 들어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그 부분에 따른 확장성과 폭발력을 생각했다. 또 저희가 여행하거나 식당을 찍으면서 어떤 캐릭터를 잡으면 좋지만 유재석 씨만 모시고 얘기하던 아이템이긴 해서 옆에 누구를 붙일까 고민했다. '릴레이 카메라'가 가져왔던 서로의 관계와 필연들이 들어오니까 단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며 "저희도 '캐릭터 버라이어티’를 하겠다고 방향을 정하진 않았는데 하다 보니 정해졌다"고 말했다. 
장르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고민은 '무한도전' 종영 당시에도 김태호 PD가 갖고 있던 숙제였다. 그는 "'놀면 뭐하니?'가 방송되는 시간대에 저희 주 타겟층인 2049 시청자가 전체를 다 합쳐도 10%가 안 되는 시간대긴 하다. 그렇다고 그 수치가 프로그램의 가치나 평가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방송 다음 날, 다다음 날까지 '너 그거 봤어?'라고 회자돼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유튜브나 포털 등을 통해 계속 회자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계속해서 '돌아온다’고 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무한도전’도 끝날 때는 화려했지만 시작할 때는 초라했던 것처럼 가볍게 '놀면 뭐하니?'라는 생각에 하고자 했다"며 "유재석 씨한테도 플랫폼에 대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MBC 또한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한도전’은 캐릭터에 맞는 아이템을 고민했다면, '놀면 뭐하니?'는 캐릭터도 형성된 게 아니고 아이템도 정해진 게 없어서 '무한도전’처럼 엄청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 어떻게 전개될지 고민 중"이라며 "1~6회까지 공통된 코드를 꼽아 보면 리얼한 느낌도 있었고 제작진이 빠지다 보니 결핍된 부분의 싱싱함도 있었다. 또 '릴레이' 개념으로 유기적으로 전달되는 것도 있었다. 유재석 씨의 드럼도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서 시도한 건데 잘 됐으면 좋겠다. '놀면 뭐하니?'도 '릴레이 카메라’로 시작해서 그 안에서 많은 인연을 맺고 있는데 이야기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게 문제라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지 고민 중"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MBC 제공] 기자간담회에서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을 설명하는 김태호 PD
'같이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착안됐다. 김태호 PD는 "요즘에 크라우드 펀딩 많이 하시지 않냐. 그 중에서 저희가 출연자 분들이 평소에 관심이 있었고, 가치 있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아이템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이게 꼭 펀딩을 알아야만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펀딩을 모르셔도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나아가려고 고민 중이다. 펀딩은 방송이 끝난 뒤 펀딩이 진행되는 포털로 나아가서 진행하려고 고민 중이기 때문에 모바일, 인터넷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아직 저희도 방송을 몇 주 남기고 마무리하는 중인데 관심 있으신 분들도 참여 해주시면 저희도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의 주체는 저희가 알고 있는 연예인, 셀럽 분들이긴 한데 이 분들이 이걸 통해 본인의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요새 가장 화두가 되는 문제를 본인이 진정성 있게 갖고 나온다. 그래서 제일 주의 깊게 보는 게 진정성이다. 그 분들과 하나의 주제를 갖고 어떤 건 상품, 어떤 건 이벤트, 어떤 건 음악 같은 콘텐츠를 함께 나눌 것"이라며 "수익은 '무한도전’이 했던 것처럼 좋은 곳에 나누고자 한다. 그런 것도 다 공개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여러 곳과 논의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MBC 제공] 김태호 PD가 기자간담회에서 '놀면 뭐하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즌2를 기다리는 반응에 대해 "올 초에 다시 준비도 해봤다"고 고백했다. 지난 3월 31일 '무한도전' 멤버들과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그러나 김태호 PD는 "라이브 방송으로 빅데이터를 판단한 결과 '반가움'이 가장 컸고, 2012년 전에 있던 원년 멤버들에 대한 복귀 얘기도 많았다. 그건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각자의 의사와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희 제목도 정했다. '토요일 토요일은 무한도전'이라고 했는데 안 됐다. 그래서 또 기다리느니 그 시간에 새로운 걸 해보자면서 갖고 나온 게 '놀면 뭐하니?'가 됐다. '무한도전'은 저도 다시 하고 싶고 멤버들과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끌으로 그는 "'꿈이 MBC 사장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더라. 저는 이 직업이 좋아서 했는데 '무한도전' 끝나고 방송을 안 보는 시간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가 하고 싶었던 건 '시스템'이었다. 어떤 곳은 시스템이 견고해지고 어떤 곳은 인력이 줄면서 힘들어지는 곳도 있는데 예전에 '무한도전' 하면서 그게 제일 컸다. 지금도 저 혼자 이런 자리에 있지만 뒤에서 후배들이  같이 했는데 저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부담스러워서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결과물을 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며 "방송은 결국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하는 거다. 앞으로 저희가 보여드린 몇 개의 특집이 안정화되면 제가 아니라 후배들이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MBC 하면 떠올릴 수 있는 PD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면 예능 전체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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