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의 대표적인 천적 타자들은 봉쇄를 하는데 성공했다. 상대인 SK의 표적 라인업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레일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좌타자들과의 승부를 실패하면서 부메랑을 맞았다.
레일리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 지원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팀은 0-4로 패했다. 레일리도 시즌 시즌 8패(5승) 째를 당했다.
이날 레일리는 시즌 14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제 몫은 다했지만 레일리 스스로에게도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숨어 있었다. 레일리가 자신 있어 하는 좌타자들과의 승부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이 경기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날 SK는 레일리를 맞이해 김강민과 정의윤, 나주환 등 우타 야수들을 집중 투입했다. 대신 좌타자인 한동민은 제외됐다. 한동민은 레일리를 상대로 통산 9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김강민은 레일리 상대 타율 2할4푼(25타수 6안타)에 그쳤지만 홈런 2개를 때려낸 바 있다. 그리고 나주환은 레일리 상대 타율 5할(20타수 10안타), 정의윤은 타율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의 성적을 마크하고 있었다. 레일리 입장에서는 곳곳에 지뢰밭을 상대해야 하는 이날 등판이었다.
하지만 레일리는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았다. 천적들을 상대로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하지 않았다. 레일리는 김강민, 정의윤, 나주환, ‘표적 출장’한 3명을 상대로 10타수 1안타로 봉새했다. 2회초 2사 후 나주환에 중전 안타를 내준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터졌다. 피안타율 2할3푼6리, 볼넷 11개를 내주는 등 한국 무대 데뷔 이후부터 줄곧 강세를 보여왔던 좌타자들과의 승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실점하는 과정에서 SK 라인업에 2명만 포진했던 좌타자들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0-0으로 맞선 5회초, 레일리는 선두타자 김성현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좌타자 노수광과 승부를 했다. 노수광을 허무하게 5구 째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루에서 김강민은 삼진으로 잡아내 2사 1루를 만들었지만, 이후 고종욱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허무하게 2사 1,2루 상황을 만들어줬다. 고종욱에서 이닝을 끝내지 못하며 앞선 두 타석 모두 안타를 때려냈던 중심타선의 최정에게까지 기회가 이어졌다.
여기서 폭투가 나오며 2사 2,3루로 위기가 증폭됐고 결국 최정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경기 주도권을 뺏겼다. 믿음의 데이터였던 레일리의 좌타자 상대 데이터가 들어맞지 않으면서 롯데의 경기 내용은 꼬일 수밖에 없었고 다시 한 번 중반 이후 승기를 내주며 패배와 마주하게 됐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