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요한' 이세영이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백했고, 지성이 이를 위로해줬다.
27일 오후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에서는 강시영(이세영 분)이 차요한(지성 분)에게 아버지에 대한 사연을 고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차요한은 종합격투기 챔피언 주형우(하도권 분) 환자가 호흡기를 떼겠다고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급하게 달려갔다.
한세병원 병원장, 과장 등을 모여서 긴급 회의에 돌입했고, "호흡기를 뗐다가 죽으면 병원에 책임 돌아오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다. 변호사는 "병원은 살인 방조죄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주형우의 아버지는 "내 아들 이렇게 못 보낸다.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아내는 "아버님 뜻만 중요하냐? 가족보다 본인이 원하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니냐? 주영훈은 챔피언이다. 평생 저렇게 누워 살길 원하지 않는다. 절대. 본인 뜻인 거 확실히 하려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써놨다"고 했다.
아버지는 "나 그거 동의한 적 없다. 선생님들 이렇게 부탁한다. 내 아들 살려달라.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병원장 강이문(엄효섭 분)은 "병원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는 퇴원 불가하다"고 했고, 주형우의 아버지는 "감사하다. 그럼 선생님들만 믿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대신 '죽겠다는 환자를 살린' 차요한은 주형우의 진료에서 빠졌다. 동료 의사는 차요한에게 "차 교수는 진료에서 제외됐다. 과장님 지시니까 더는 관심 갖지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주형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호흡기 제거한다고 했다. 숨은 쉬어진다고 하니까 힘내자"고 응원했다. 그 시간 차요한은 종합격투기 선수 주형우를 중증근무력증이라고 판단했고, 항생제를 체크하던 중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강시영은 "교수님의 진단이 교수님을 위한 건지, 환자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 그 환자를 왜 살리셨냐? 환자를 위해서냐? 교수님을 위해서냐?"라고 물었고, 차요한은 "너는 왜 묻는데? 환자를 위해서라면 이럴 시간 없다"며 병실로 향했다.
주형우 담당 의사는 "항생제 투약 후, 호전돼서 호흡기 제거하고 안정되고 있다"며 "지금 이 분이 내 진료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못마땅해 했다.
민태경(김혜은 분) 마취통증의학과장은 "차요한 교수님은 진료에서 빠지라는 얘기 못 들었냐? 나와라"며 경고했다. 이때 환자 보호자들은 주형우에게서 이상한 증세를 발견했고,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차요한은 "내 진단이 맞다면 항생제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며 주형우 환자의 호흡기를 벗기고 "치료를 해도 되겠냐?"며 의사를 물었다. 주형우는 "당신 같은 의사 많이 봤다. 뭔가 찾아낸 듯한 그 표정, 당신은 다른가?"라고 질문했다. 차요한은 "다른지 아닌지는 이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고, 주형우는 "그거면 진단이 되느냐? 그럼 하자"고 받아들였다. 차요한이 치료를 시작하자, 간호사는 "산소포화도가 정상이다. 심박수도 돌아왔다"고 알렸다.
차요한은 "이 주사는 진단용일 뿐이다.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고, 주형우는 "차 교수님 고맙다. 어제 내가 한 말 무시해줘서"라며 살려준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차요한은 "무엇이 격투기 선수에게 팔, 다리를 잘린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을까, 모든 경우의 수를 대입해봤다. 죽음을 앞당기고 싶을 만큼 괴롭다고 해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주형우는 퇴원을 앞두고 강시영을 만났고, "딸 아이가 겨우 5살인데 얼마 전 내가 약을 먹고 쓰러지는 것을 봤다. 그때 아내가 날 살렸는데 난 욕을 하고 원망했다. 기어이 각서를 받아냈다. 다음 번에 쓰러지면 그땐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각서였다. 참 못나고 이기적이었다. 선생님, 의사는 환자만 살리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들이 우리 가족을 살렸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날 밤, 강시영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병실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손을 붙잡은 채 오열했고, 차요한은 우연히 이 모습을 보게 됐다.
청일교도소장인 오정남(정인기 분)은 조카 강시영과 차요한을 불러 병원 근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오정남은 "두 사람이 사제 관계로 다시 만날 줄 몰랐다. 얼마나 좋나. 두 사람의 복귀를 축하한다"며 기뻐했다.
만취한 오정남은 "쟤가 나랑 피만 안 섞였지 내 조카다. 차 교수님 우리 시영이 잘 좀 부탁한다"고 했고, 차요한은 "알만한 분이 왜 그러냐? 내 코가 석자다. 그리고 조카 분 잘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강시영은 차요한의 뒤를 따라갔고, 차요한은 "네가 뭘 잘 하냐고? 시키는 대로 안 하잖아. 시키면 토를 달기도 한다"며 태도를 칭찬했다.
강시영은 "내 환자는 아직 사망하지 않았다. 우리 병원에 1년 간 식물 인간 상태로 누워있다. 내 손으로 심장을 멈춘 내 환자다. 오늘 그 병실에 처음으로 가봤다. 교수님은 후회하지 않느냐? 그날 이후, 그 순간을 3년이 넘는 나날 동안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느냐?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이 죽음 밖에 없다면 환자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차요한은 "난 그 환자의 통증 조절을 담당하던 의사였다. 통증 조절은 진통제를 줘서 의식을 잃게 하고,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거다. 온 몸이 산 채로 썩어가도 심장이 멈추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진통제를 너무 많이 줘도 살인, 살인자가 되는 게 두려워서 환자 숨만 붙여놓고 고통을 줬다. 통증 조절이란 면목으로..어린 아이 2명이나 죽인 유괴범이란 사실로 면죄부를 주면서"라며 과거사를 고백했다.
이어 "의사가 환자의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죽일 수도 있냐고 물었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죽이는 게 아니다. 내 환자는 고통을 끝내달라고 했다. 설사 죽는다고 할지라도. 법은 환자를 임의로 죽이는 게 범죄라고 하지. 고통을 외면하는 게 범죄인지도 몰라. 두 달 동안 그 환자한테 해줬던 건 고문이었다. 후회하냐고? 아니. 다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강시영은 두렵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차요한은 "당연한 거다. 넌 잘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날, 차요한은 식물 인간으로 누워있는 환자가 강시영의 아버지이자 강이수 이사장인 것을 알았다. 동시에 강시영의 아버지에게 심정지가 찾아와 코드 블루 상태가 됐고, 강시영은 절망에 빠져 울고 있었다. 차요한이 강시영을 찾아내 "아버지한테는 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경 과장은 남편인 강이수 이사장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버지의 병실에 간 강시영은 "그만해라. 아빠가 힘들어한다"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 hsjssu@osen.co.kr
[사진] '의사요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