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가수 앤 마리의 내한공연은 무산됐지만, 진정한 스타의 품격을 보여주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관객과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가수가 지켜야할 약속이지만, 부득이하게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 경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관객은 그럴 수도 있다며 수긍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앤 마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대처를 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친한파 스타’로 등극하기까지 했다.
지난 28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는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예정된 앤 마리의 공연이 취소됐다.
당시 앤 마리의 공연을 기다리던 관객에 따르면, “우천으로 인해서 다니엘 시저와 앤 마리 공연은 뮤지션의 요청으로 취소되었다”는 주최 측의 공지가 전해졌다.
그러나 앤 마리가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공연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녀는 “무대에 오르려면 객석에서 (우천과 강풍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할 시 책임지겠다는 각서에 주최 측이 사인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앤 마리는 SNS를 통해 무료 게릴라 공연을 공지하면서 한국팬들을 달랬고, 실제로 공연이 진행돼 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SNS를 통한 라이브도 진행하면서 공연장에 함께하지 못한 팬들까지도 모두 챙겼다.
이 같은 앤 마리의 애티튜드는 칭찬받기에 충분했다. 예상치 못하게 공연을 취소하게 됐지만,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의를 모두 표현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앤 마리는 오히려 이번 공연 취소 사태를 통해 호감도를 더욱 상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반면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측은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됐다. 앞서 같은 날 예정된 빈지노의 공연 역시 최소됐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것. 빈지노 역시 SNS를 통해 팬들에게 “제 무대가 강풍으로 인한 안정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너무 아쉽다”며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공연 취소 소식을 직접 전한 바다.
논란이 거세지자 주최 측은 “현재 28일 취소된 아티스트의 공연에 대한 온라인 상의 근거 없는 루머들에 대한 입장을 비롯, 28일 종합적 상황 규명과 안내, 그리고 관객 분들에 대한 보상 체계를 준비하기 위해 프로덕션, 공연장, 기획사를 비롯한 관계 업체들이 내부 논의 중에 있으며 오늘 중으로 최종 공지드리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봐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는 가운데, 주최 측의 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