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팝의 요정’이 애런(28)은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음악도 많은 열정의 뮤지션이었다. 프로듀서로 먼저 음악 작업을 시작하며 착실하게 자신의 앨범을 준비했고, 9곡을 꽉 채운 정규앨범으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온전히 애런의 색깔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데뷔앨범 ‘PUZZLE 9 PIECES’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음악의 길로 접어들기로 마음 먹은 후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서 꺼내놓은 보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애런의 색깔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음악들로만 채워져 더 의미 있었다.
걸그룹 러블리즈와 프로미스나인, 레이디스코드 애슐리, 가수 한희준 등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온 애런. 이미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았기에 지난달 11일 발매된 애런의 앨범은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애런은 음악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착실하게 걸어 온 음악의 길, 이젠 멜로디부터 가사, 목소리까지 온전히 애런의 것으로 담아낸 데뷔앨범으로 정식 출사표를 던진 그녀. 음악이 너무 좋아서 푹 빠져서 지내는 애런을 만나 그녀가 꿈꾸는 뮤지션으로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Q. 정식으로 데뷔한 기분이 어때요?
A. 너무 재미있고 기분도 너무 좋다. 안 해보던 거 막 해보고 너무 너무 재미있다(웃음). 몸이 되게 정신 없긴 한데 재미 있다. 재미있는 게 제일 크다. 일단 다른 가수들이 활동하는 걸 봐왔는데, 그걸 내가 하게 되고 있으니까 그런 게 너무 즐겁다. 재미있는 일 투성이다.
Q. 프로듀서부터 가수 데뷔까지, 오랫동안 음악을 해왔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17살 때부터 노래부르는 게 좋아서 무작정 시작했다. 노래부르는 게 좋아서 막연하게 시작했다가 진지해졌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냥 ‘나는 가수를 해야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스물 세 살 때부터 서울에 와서 음악 작업을 하게 됐다. 온전히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이제 데뷔하게 됐다.
Q. 이렇게 음악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뭘까.
A. 노래를 부를 때 굉장히 좋다. 안 부르고 있으면 뭔가 불안하다.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멋있는 사람이라는 카테고리에 대한 굉장한 동경심이 있어서 나고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목소리를 내는 게 좋고 굉장히 행복하다. 뭐 때문이라고 정의를 내리지는 않았다.
Q. 노래 말고 곡과 가사를 쓰는 것은 따로 배웠나요?
A. 배웠다기 보다는 회사 주변 분들이 다 프로듀서 분들이었다. 다 곡을 쓰고 있었고, 작사와 작곡을 했다. 나는 노래하는 것만 할 줄 알았는데 자연스럽게 곡까지 쓰게 됐다. 조금씩 결과물을 보여드리면서 내 곡을 내가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엉망이었다(웃음).
Q. 9곡으로 꽉 채운 정규앨범으로 데뷔했다는 점이 특별한데, 어떤 앨범인가.
A. 곡 하나 하나 전부 다 굉장히 작업하는 재미가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는 일어었는데, 내가 쓴 가사를, 내가 쓴 멜로디로 내 목소리로 노래하는 생각을 하니 좋았다. 나의 느낌이 가득 담긴 곡들 같다. 나와 가까우신 분들은 단 번에 내가 쓴 멜로디를 알아봐 주시더라. 이렇게 계속 하다 보면 다른 분들도 ‘애런이 쓴 곡’이라고 알아봐주지 않을까. 시작점에서 좋은 앨범인 것 같다.
Q. 정규앨범으로 데뷔를 할 정도로 소속사에서 많은 기대를 건 것 같다.
A. 걱정을 안 하면 너무 철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이니까 앞으로의 길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더라. 부담도 느낄 바에는 내 곡을 하나 더 열심히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회사에서 굉장히 많이 믿어주고, 그런 믿음과 관심에 대해 보답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걱정보다는 더 즐기면서 받아들이고 묵묵히 하는 게 보답 같다.
Q. 아이돌 위주인 국내 가요계에서 솔로 가수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A. 여러 명이 있는 것보다 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완전히 더 많은 것이 좋다. 다른 분들은 시간을 나누고 나눠서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한 곡에서 온전히 나를 보여줄 수 있다. 곡 작업도 같이 하는 팀이 있었다면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 다른 데 욕심이 많지 않지만 내 노래에는 욕심이 있는 편이다. 자부심이 없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싱어송라이터 카테고리로 하면 솔로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Q. 애런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수식어 중에서 좋아하는 것이 있나.
A. 대표적인 수식어가 ‘신스팝 요정’이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불러주시더라. 듣다 보니까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쭉 갔으면 좋겠다.
Q. 애런 음악의 대표적인 색깔이 신스팝인 이유는?
A. 원래 노래를 좋아했을 때 신스팝 장르를 듣기는 했는데, 모르고 들었다. 회사랑 이야기하면서 들려준 음악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었는데 신스팝이었다. 좋아하고 듣기만 했지 내가 부르게 될지는 몰랐다. 음악을 진지하게 직업으로 삼고 길게 봐야할 거라면 나에게 어울리는 걸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Q. 싱어송라이터로서 애런의 음악은 어떤 평가나 반응을 듣고 싶나.
A. 정말 식상하지만 음악을 한느 사람으로서는 ‘음악 좋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 처음 접했을 때 목소리만 들어도 ‘이건 애런의 음악이다’라는 말도 듣고 싶다. 나의 목소리가 장점이다. 사운드적으로 목소리는 되게 부드럽고 예쁜 색을 쓰고 있는데 쓰이는 트랙의 사운드는 세다. 그 안에서 굉장히 통통 튀고 밝은 느낌고 있고, 언발란스 안에서의 조화가 나의 차별점인 것 같다.
Q.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도전이 있다면?
A. 도전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지만 무작정 욕심을 낼 수는 없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장르에서 더 완벽하게 ‘신스팝은 애런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잠깐 다른 장르로 갔다올 수 있다고 하면 어쿠스틱이나 밴드를 굉장히 좋아해서 기타 하나의 어쿠스틱한 느낌이나 풀밴드 라이브를 해보고 싶다.
Q. 롤모델로 아이유를 꼽는 이유가 있나.
A. 아이유 선배님의 음악은 한 번도 안 들어봤어도 ‘아이유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엄청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 굉장히 다채롭게 표현하는데 그 점이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한다.
Q. 프로듀서로서 애런은 어떤가.
A. 여러 그룹의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 하면서 내 곡을 쓰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다. 이렇게 내 음악적인 커리어를 말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 그런 면에서 열심히 일하기를 잘한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했다. 같이 해주신 분들도 데뷔를 많이 응원해줬다.
Q. 프로듀서 혹은 가수로서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가수도 있나.
A. 내가 듣는 음악도 너무 많고 좋아하는 음악도 많아서 몇 분을 꼽기는 너무 아쉽지만, 일단 아이유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 너무 영광일 것 같다. 헤이즈 선배님도 같이 하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크러쉬 선배님과 힙합 씬에 있는 분들과도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
Q. 가수로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아직 데뷔한 지 3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페스티벌 시즌인데, 페스티벌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 페스티벌도 많이 보러 다녔다. 상상을 해봤는데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또 가수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연말 시상식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
Q. 데뷔의 꿈을 이뤘는데, 남아 있는 올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니.
A. 앨범 한 장을 더 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안에 몇 곡이 들었든, 싱글이든 아니든 애럼의 색깔을 조금 더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더 많은 분들에게 ‘애런이 이런 음악을 하는 애구나’라는 것을 알려주는 게 목표다.
뮤지션으로서 최종적으로는 음악을 오래 하는 게 목표다. 사실 오래 가수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나도 거기에 있을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내가 정말 잘하고 중간에 지치면 안 될 것 같다. 계속 좋은 곡을 쓰면서 음악을 오래 하는 게 제일 큰 꿈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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