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이 안돼" KBS까지..지상파3사 월화극 중단 검토 '수술대'(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08.02 18: 00

KBS까지,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월화드라마를 없앨 전망이다. KBS는 이에 대해 '잠정 중단 검토'란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월화극 폐지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왜 이토록 오랜 역사를 지닌 지상파 월화드라마가 없어지는 것일까.
2일 KBS 측은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한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인 사항으로 확정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장 5일 첫 방송되는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이은 '조선로코 녹두전'이 11월 종영한 이후 검토 중인 작품이 없다. KBS는 월화드라마 중단 시기 동안 편성될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현재 논의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미 MBC와 SBS는 변화의 카드를 집어든 상태다. MBC는 지난 5월부터 월화극과 수목극을 모두 오후 9시로 앞당기며 변화를 모색했다. MBC에서는 오는 5일 첫 방송되는 '웰컴2라이프'가 종영되면, 당분간 월화극은 편성되지 않을 계획이다.
SBS는 지난 6월 종영한 '초면에 사랑합니다' 이후 '10시 드라마'가 아닌 '10시 예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12일부터는 새 월화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가 전파를 탄다. 월화드라마가 월화예능으로 대체됐다.
문제는 '재정난'이다.
KBS와 MBC는 최근 올해 900억~1000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고되면서 이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폐지와 축소 등 전반적인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하다.
드라마의 경우 매체와 드라마 시청 환경, 콘텐츠 소비 방식 등이 다변화되면서 점차 제작비에 비해 수익이 늘어나지 않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일일극, 아침극 폐지는 전조 현상이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광고 매출액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특히 드라마는 안그래도 적자가 나는 상황인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는 것이 없으니 광고비 등 예산을 마련할 수 없고 제작환경 또한 열악한 것"이라며 "더욱이 (중간광고 등)규제가 강한 편인데다가 인력 유출로까지 타격받은 지상파에서는 편수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일단 월화극 대신 수목극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상파 월화극의 잠정 폐지가)한시적인 현상이나 결정은 아닐 듯 하다. 케이블, 종편 등 종합편성채널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지상파가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MBC는 '근로감독과 조장풍', '검법남녀2' 등의 월화극들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음에도 이것이 광고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조능희 MBC기획조정본부장은 비상경영 돌입에 앞서 "드라마 같은 경우 시청률 1등을 해도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최대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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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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