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리' 차승원, 12년만 코미디 영화 컴백..믿고보는 맛집 증명할까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8.07 12: 46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이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차승원, 박해준, 김혜옥, 전혜빈, 아역 배우 엄채영,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제공배급 NEW, 제작 용필름·덱스터스튜디오)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을 중심으로, 마른하늘에 '딸' 벼락을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데뷔작인 '럭키'(2016)로 700만 명을 모아 흥행작을 만든 이계벽 감독은 "계속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번 영화는 '럭키'와 다르게 더 따뜻하고 재밌는 코미디 영화다. 동네 괴팍하고 순수한 철수가 갑자기 나타난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며 "코미디 맛집의 기본은 좋은 재료다. 너무 좋은 배우들과 영화를 찍었다. '럭키'와는 다른, 더 발전된 코미디의 맛을 보여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차승원은 극 중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아빠 철수를 연기했다. 가던 길도 멈추게하는 심쿵 비주얼과 달리 아이 같은 순수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소문난 맛집 대복 칼국수의 수타면 뽑기 달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자랑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을 만나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다.
차승원은 "코미디 장르는 늘 좋아했고, 전작 '독전'에서도 코미디를 했다고 생각한다.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다. 그걸 살짝 보여주고, 다음 영화에서는 깊고 넓게 보여주고 싶었다. 준비하고 있다가 '독전'과 같은 제작사 용필름 임승용 대표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제안해 줬고, 오랜만에 따뜻한 휴먼 코미디 장르가 좋을 것 같았다. 찍고 나니까 부담감도 없다"고 밝혔다.
차승원은 지난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고교 시절 전설의 짱 출신의 다혈질 체육 선생 기동 역을 통해 국내 코미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차승원 표' 코미디의 서막을 알렸다. 다음 해인 2002년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에서는 폼생폼사 건달 보스부터 탈옥에 성공한 죄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특유의 맛깔 나는 코미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오지의 시골 분교에 발령된 불량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선생 김봉두'에서는 자연스러운 생활 코믹 연기로 매 장면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고, 공포에 코미디가 결합된 '귀신이 산다', 유해진과 환상적인 케미를 선보인 '이장과 군수'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했다.
코미디 장르에서만 무려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차승원은 "마지막에 '이장과 군수'를 2007년도에 찍고, 코미디 영화를 안 찍었다. 그땐 코미디 장르가 많았던 시기이고, 나도 한창 활동한 시기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랜만에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계벽 감독은 "항상 마음 속으로 차승원 배우와 해보고 싶었고, 그 당시만 해도 차승원 배우랑 해보는 게 꿈이라고 생각했다. 코미디를 만드는 감독은 다 그런 생각을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고, 차승원은 "그땐 감독이 내 눈도 못 쳐다봤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차승원은 "감독님을 보면서 '저 나이에 저렇게 퓨어하고 순수할 수 있구나' 느꼈다. 그래서 착한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박해준은 자나 깨나 형 걱정뿐인 철수 동생 영수를 맡았다. 아내 은희에게 혼나는 게 일상이고, 딸 민정에게도 위엄이 서지 않는 철없는 가장이지만 형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최고인 동생이다. 샛별과 함께 사라진 형 철수를 찾기 위해 팔자에도 없던 추격전은 시작하는 인물이다.
박해준은 "그동안 코미디 영화가 하고 싶었다. 그 전에는 작품 속 내 이미지가 안 좋고, 크고 있는 자식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더라.(웃음) 지금 개봉을 앞두고 설렌다"고 했고, 차승원은 "박해준 씨가 굉장히 밝은데, 이전 캐릭터는 음습하다. 자녀가 있으니까 보는 눈도 많아졌다"며 웃었다.
이계벽 감독은 "박해준 배우가 앞으로는 코미디만 했으면 좋겠다"며 추천했고, 박해준은 "아무래도 내가 그 전에 보여준 모습과는 달라서, 신선한 모습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평소에는 허당이고, 정신 없고 산만한 모습을 잘 담아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차승원과 박해준의 지난해 개봉해 520만을 끌어모은 '독전'에서 호흡을 맞췄다. 차승원은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박해준은 브라이언 밑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조직의 임원 박선창 역을 맡아 차승원과 극강의 케미를 보여줬다. 이번에는 둘도 없는 형제로 만나 남다른 코믹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차승원은 "모든 장르의 연기는 다 똑같다. 코미디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다. 박해준은 특이했던 게 리얼리즘에 기반한 연기를 하더라"며 후배를 칭찬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전혜빈은 철딱서니 없는 남편 영수를 꽉 잡고 사는 대복 칼국수 대들보 은희를 소화했다. 철없는 남편 영수와 사고뭉치 딸 민정에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아주버님 철수까지 평범하지 않은 가족들 사이에서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럭키'에 이어 '미스터 리'에도 출연한 전혜빈은 "감독님의 페르소나라고 생각했다"며 "'너무 무서워요'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럭키'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중간에 몇 번이나 감독님한테 못하겠다고 했었다. 그래도 이번 영화에 잘 나온 것 같아 '내가 페르소나가 맞구나' 싶다"며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전혜빈은 "감독님이 '혜빈 씨 죄송해요'라며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는데, '너무 무서워요'라는 대사가 있었다. 원조만 못할 것 같았는데, 분점도 장사가 잘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sunday@osen.co.kr
김혜옥은 지극정성으로 샛별 하나만 바라보는 '손녀 바보' 외할머니 희자로 분했다. 백혈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손녀를 위해 오랜 시간 외면했던 철수를 찾아가고, 돌연 사라져버린 초보 부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혜옥 "차승원 배우와는 처음 연기를 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실물을 본 것도 처음이었는데, 정신 줄을 놓을 정도로 멋있더라. 민소매 셔츠에 후줄근한 바지를 입었는데도 멋있었다. TV와 영화에서 본 모습과는 달랐다. 연기 변신을 하는데 감동이었다. '저 사람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감탄했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극찬했다.
차승원은 "내가 맡은 캐릭터의 지반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캐릭터가 김혜옥 선생님의 캐릭터다. 나도 옆에서 선생님의 연기를 보며 훨씬 더 깊이 있고, '아 저건 오랜 세월 다져지지 않으면 안 되는 아우라구나'라고 느꼈다. 아주 좋았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제작보고회 후반부에는 영화에서 차승원의 딸로 출연한 아역 배우 엄채영 양이 등장했다. 이계벽 감독은 "배우 전혜빈이 정말 예쁘고, 연기 천재 아역이 한 명 있다고 소개해줬다. 오디션을 보려고 연락을 했더니, 1차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하더라. 연기한 영상을 뒤져서 찾았고, 다시 보니 역할에 딱 맞는 배우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혜빈은 "채영 양이 웹드라마에서 내 아역으로 나왔는데 진짜 반했다. 이 친구 한 번 보라고 영상을 보여드렸고, 그 인연으로 훌륭하게 연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엄채영 양은 "우리 가족이 차승원 아빠를 굉장히 좋아했고, 처음 만났을 때도 좋았다. 시크할 줄 알았는데 다정하고 좋아서 재밌게 촬영했다"며 웃었고, 차승원은 "많은 아역들을 봤는데, 채영 양은 꾸미지 않은 매력이 있었다.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그 배역과 접점이 닿아야 한다. '미스터 리'에서 채영 양은 맡은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았다. 태도도 늘 일관됐다. 영화가 공개되면 알겠지만, 채영 양이 머리를 삭발하고 나온다. 쉽지 않은 선택인데, 아무런 불평 불만없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귀엽고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복귀한 차승원은 "어떤 어머니는 내 코미디 영화를 보고 피부병도 나았다고 하더라"며 "추석엔 코미디다. 내가 돌아왔으니 잘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한편,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9월 추석 시즌에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