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다큐 마이웨이’ 성우 양지운이 파키슨병 투병은 물론 일상을 공개했다.
7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성우 양지운의 일상이 그려졌다.
양지운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무하마드 알리, 요한 바오로 2세, 로빈 윌리엄스 등이 파킨슨 병으로 세상을 떠난 바 있었고, 양지운도 이 병으로 인해 성우를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양지운은 “약 4, 5년 전이었다. 아내가 가끔가다가 ‘당신 방을 땅에 끌어요’라고 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제주도 여행 중에 친구들이 나보도 표정이 굳어있고 사람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해서 진단을 받았다. 신경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으니까 파킨슨병으로 밝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양지운은 “진단을 받고 조금은 멍해졌다. 왜 내가 이런 진단을, 이런 질병에 걸렸지라는 반응이 첫 번째였다”며 “놀라기도 했지만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이 놀랐던 것 같다. 그래서 아내가 많이 울었다.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였지만 나는 ‘인내해보자’,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라면 함께 가는 방법을 모색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지운은 “이 질병과 싸움에서 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이 많이 좋아졌다고 비결을 묻는데,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서 지내다보니 5년이 흘렀다. ‘질병과 함께 가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는 마음이고, 불치는 아니고 난치니까 그렇다면 싸워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양지운의 집에는 트로피와 가족 사진으로 가득했다. 양지운의 아내는 “상이 많아서 창고에도 있다. 다 진열할 수가 없다”며 “최우수 외화 연기상 등 ‘최우수’가 들어가는 건 방송 3사에서 다 받았다. 상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남편을 자랑했다. 양지운은 “한국방송대상 성우 부문을 2번 받은 사람은 나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지운은 배한성, 박일과 함께 남자 3대 성우로 각광 받았다. ‘600만불의 사나이’, ‘두 얼굴의 사나이’ 등 외화 속 주인공 목소리로 활약했다. 힘 있고 개성있는 목소리가 양지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양지운은 “만 48년 동안 성우를 했다. 사실 10년 전에 은퇴하려고 했다. 막둥이가 태어나면서 10년을 더 연장했다”며 “‘생활의 달인’ 마지막 녹음 마치고 제작진에서 감사패를 주는데 울컥하더라”고 말했다.
양지운은 성우 배한성, 송도순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성우계 ‘레전드’로 불리는 세 사람이 만난 것. 송도순은 양지운에 대해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배한성은 “‘글레디에이터’의 용장, 맹장 같은 캐릭터를 많이 했다. 양지운이 아니면 안되는 세계가 분명했다”고 양지운의 입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송도순은 “양지운이 성실하고 위아래를 철저하게 구분했다. 배한성과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알고보면 두 사람이 콤비다”고 설명했다.
양지운은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박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청춘을 함께 보낸 친구의 사망 소식에 양지운도 침통했다. 양지운은 “자주 전화하며 안부도 묻고, 만나면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식사하던 친구다. 세상을 떠난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동료들을 많이 배려하는 사람이다. 친절하고, 따뜻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성우계의 큰 별이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양지운은 “동년배의 친구가 세상을 떠날 때 마음이 무겁다.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먼저 세상을 떠난 박일을 애도했다.
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했던가. 양지운과 아내 윤숙경 씨는 아들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양지운은 “아들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가 있었다. 아들 둘이 감옥에 가고 전과자가 되고 셋째 아들이 재판을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컸다. 아들들이 구속돼서 실형을 선고 받는 과정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양지운의 큰 아들은 “개인적으로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지지해주셨다”고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준 부모님의 마음에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