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카를로스 페게로가 모처럼 팀의 희망이 됐다.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쐐기타를 뽑아내며 팀의 짜릿한 승리에 주역으로 등극했다. 과연 이날 페게로의 활약이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을까.
LG는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5-2 승리를 만들었다. 2연패를 탈출했고 시즌 58승(47패 1무)째를 기록했다.
LG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 1회 김현수의 적시 2루타와 2회 이천웅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얻었다. 그런데 추가점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3회초 선두타자 이형종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5회초 1사 1루, 6회초 1사 1루에서도 추가 진루를 하지 못하며 2점에 묶였다.
그 사이 6회말 NC 김성욱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추격을 허용했다. 더 이상 안심할 수 없었다. 일단 6회말 무사 1루에서 이명기의 번트 때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7회초 선두타자 정주현이 3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견제에 걸리며 추가점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8회초에는 1사 후 김현수가 중전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유강남이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결국 LG는 더 이상 달아나지 못했다. 불펜진이 호투를 벌이면서 NC의 추격 흐름을 간신히 차단하고 있었지만 언제 화약고가 터질지 몰랐다.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왔지만 1점 차의 리드를 지키는 것이 버거웠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결국 고우석이 박민우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2-2 동점을 내줬다.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석민과 모창민을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내며 끝내기 위기는 겨우 극복했지만 LG 입장에서는 쉽게 갈 수 있던 승부가 어렵게 흘렀다. 계산에 오류가 생긴 셈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는 극적인 승리, 그리고 페게로 ‘기 살리기’의 큰 그림이라는 결과론으로 귀결될 수 있었다. 이어진 10회초 이천웅의 중전 안타와 상대 실책, 그리고 김현수의 고의 4구로 1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 때 유강남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3-2 1점을 더 달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로 1점은 안심할 수 없었다. 마무리 고우석도 36개의 공을 던지며 10회에는 올라올 수 없는 상황.
이 때 페게로가 나섰다. 페게로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원종현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여기에 상대 우익수 스몰린스키의 실책까지 나오면서 LG는 2점을 더 올리고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앞선 4타석에서 모두 힘 없는 타구들로 물러난 페게로였지만 승부처 상황에서 정타를 만들어냈고 팀에 승리를 안기는 쐐기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페게로는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개인적으로 귀중한 안타, 타점을 올려서 좋았다.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노린대로 컨택을 잘 해서 안타를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