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고졸 신인투수 김기훈(19)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김기훈은 지난 13일 두산베어스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이었다. 타선이 12개의 잔루를 만들며 소화불량에 걸린 탓에 패전을 안았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제몫을 톡톡히 해낸 투구였다.
후반기들어 득점력이 부쩍 좋아진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1회 박건우, 정수빈, 오재일을 범타로 요리하고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2회 1사후에는 병살타를 유도하는 노련함도 보였다. 3회 1사후 직구를 노린 박세혁에게 우월홈런을 맞았지만 4회 정수빈, 오재일, 김재환을 범타처리했다.
5회는 1안타와 2볼넷을 내주었으나 허경민을 병살로 유도하고 실점을 막았다. 6회 두 번째 실점은 수비수들의 실수 탓이었다. 1루주자 정수빈의 도루를 빠른 견제로 협살로 몰아넣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김선빈이 협살플레이 도중 볼을 늦게 던지는 바람에 살려주었고 오재일에게 우중간 역전 3루타를 맞았다.
김기훈은 다음 대목에서도 빛났다. 4번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져 꼼짝 못하는 삼진으로 제압했고 페르난데스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스스로 추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는 솜씨를 보였다. 특히 김재환과 세 번의 승부에서 2개의 삼진과 포수 파울 뜬공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돋보였다. 볼넷 3개를 내주었지만 쫓기고 급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보다 진중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힘 좋은 직구를 61개 던졌고 슬라이더(30개)의 각도가 예리해면서 상대를 제압했다. 간간히 체인지업(6개)을 던져 상대의 노림수를 분산시켰다.
고졸루키가 까다로운 두산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친 것 자체가 칭찬을 받을만하다. 지난 6월 26일 강타선을 보유한 키움을 상대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낚은 이후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선발투수로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개막 초반 제구가 되지 않아 힘겨웠던 김기훈. 이제는 든든한 선발투수로 자격 증명을 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