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진정성 있는 '가치'를 '같이' 현실로 만든다. 김태호 PD와 현정완 PD가 뭉친 '같이 펀딩'이다.
MBC는 14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새 예능 프로그램 '같이 펀딩'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MC 유희열과 배우 유준상, 노홍철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와 현정완 PD가 참석했다.
'같이 펀딩'은 셀럽들이 혼자서 실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방송을 통해 선보이고, 이를 확인한 시청자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실현하는 예능이다. '가치' 있는 아이템을 '같이' 실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은 지난해 시즌 종영한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의 새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30분에 방송되는 만큼 예능가 프라임 시간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한도전'으로 국민 예능을 선보였던 김태호 PD가 작정하고 돌아왔다는 기대감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이에 유희열은 김태호 PD가 현재 토요일 저녁에는 '놀면 뭐하니?'를 선보이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제가 생각한 걸 종합하자면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 PD의 독립영화 같은 느낌이다. 유재석이라는 영화계 송강호 같은 인물과 카메라 두 대로 찍는 독립영화라면, '같이 펀딩’은 저는 경험이 많지 않으니 비교적 신인 배우인 박보검 같은 느낌의 유희열과 블록버스터 대작 느낌으로 찍는 프로그램"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작 김태호 PD는 '같이 펀딩'에 남다른 애착과 설렘을 보였다. 그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입사 20년 차인데 제작발표회가 처음이다. 그 전에는 '무한도전'만 해서 몇 백 회쯤 했을 때 기자간담회 정도만 하고 제작발표회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유희열은 현재 국내 예능가를 대표하는 두 스타 PD 나영석, 김태호와 모두 합을 맞춰본 터. 이에 유희열은 "김태호 PD가 제작발표회가 처음이라고 해서 정말 놀랐다. 제가 김태호 PD가 연출한 이래 두 번째로 호흡하는 MC라고 하더라"라며 "'무한도전'을 하도 오래 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줄 알았는데 저한테 그렇게 말해주니 제 마음이 더 뭉클했다. 나영석 PD에겐 사람이 많지 않나. 지금은 나영석 생각도 안 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만큼 김태호 PD와 함께 호흡하는 현정완 PD 또한 '같이 펀딩'에 나름의 '가치'를 투영해 시청자 앞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 두 PD들은 '진정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꼽았다. 현정완 PD는 "셀럽이나 연예인 분들이 자기가 가진 가치를 시청자 분들과 함께 실현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 분들을 만나면서 '이런 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태호 PD는 "방송을 통해 진행되는 펀딩이다 보니 실패 가능성을 낮추고자 목표액을 많이 낮췄다. 대신 하나의 의견, 공감이라도 들어와서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량과 금액을 정하고 현실이 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 사회가 너무 외롭고 내 생각이 맞는지 고민할 때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걸 느꼈다. 실패하지 않는, 공감도가 높은 아이템을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1차 라인업으로 유준상의 태극기 국기함, 노홍철의 소모임 프로젝트를 비롯해 유인나의 '인생 책' 오디오북이 확정된 상황. 유준상의 태극기 국기함을 위해 첫 방송에서는 한국사 전문가 설민석이, 노홍철의 소모임 프로젝트에는 배우 정해인이, 유인나의 오디오북에는 배우 강하늘이 합세해 펀딩에 동력을 보탠다.
현정완 PD는 "각 아이템마다 기간이 다르다. 유준상 배우님은 5월부터 준비해서 기간이 더 길기도 하고, 노홍철 씨 같은 경우 한 이벤트가 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 회차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다양한 면이 있다. 저희가 회차를 정해놓고 시청자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저희가 봤을 때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 정리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태호 PD는 "태극기 국기함의 경우 어느 순간 팔면 끝난다기 보다 지속적으로 가야 하는 만큼 '내년 3.1절에 나오시면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 것처럼 꾸준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인나 씨의 경우도 저희가 만족할 만한 내용이 담길 때까지 목소리 좋은 참가자 분들도 같이 해주실 것 같다. 티저에 나온 배철수 선배님 역시 그 분 자체가 '팝’인 상황이라 그 분과 함께 재밌는 이벤트 없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라디오 쪽과 같이 진행 중이다. 확정지어서 '이거다'라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다양한 아이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정완 PD는 제작발표회 말미 "제가 이걸 하면서 처음에 이석우 디자이너의 말을 들었을 때 많이 공감했다. 디자인은 세상에 한 사람이 쓰던 물건을 두 사람이 쓰기만 해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 제가 하는 프로그램도 한 사람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성공한 거라고 봤다. 노홍철 씨도 '프로그램이 잘 나오건 아니건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소모임에 참가한 분들이 개인적으로든 직접이든 메시지를 보내는 걸 보면서 조금 더 나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호 PD 역시 "노홍철 씨 소모임을 몇 번 보다 보니 소모임에서 사람 인생이 바뀔 수도 있지만 사람 목숨 살리는 자리라는 걸 확인하기도 했다. 사람의 안 좋은 생각을 고쳐놓는 현장도 목격하면서 홍철이가 예전부터 그런 얘기를 했다. 자기가 생각한 경제적인 목적은 이뤘는데 이걸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까 고민했다. 그때마다 얘기한 게 '착한 빵집' 같은 거였다. 이런 선함이 있는 친구라 저희가 같이 하자고 제안을 많이 했다. 유준상 님 같은 경우 '진정성'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 이상의 진정성은 없다는 걸 방송으로 보여주실 거다. 심지어 인터뷰하다가 눈물을 흘리신다. 유희열 씨 같은 경우 저희 '무한도전' 단체곡 만들어주셨는데 제목이 '그래, 우리 함께’였다. 그런 마음으로 제안을 드렸다"고 출연진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무엇보다 그는 "저희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니터링 하면서 행복함이 많았다. 이 행복함을 시청자 분들과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리고 시청자 분들이 참여해주셔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에 오시면 시청자 분들의 아이디어를 받아서 같이 실현해갈 수 있는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PD들이 '같이' 풀어낼 '가치'는 어떤 모습일까. 대중을 넘어 공공을 위해 진정성 넘치는 가치들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