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우타 라인에 완전히 잠식을 당한 류현진(LA 다저스)이었다. 류현진은 숱한 고비를 이겨냈고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였음에도 결국 상승세 속에 놓인 애틀란타의 우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트러스트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64로 상승했다. 류현진은 13승 대신 시즌 3패 째를 떠안았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강팀인 애틀랜타를 상대로 류현진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상대 전적이 이를 증명했다. 통산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98의 성적을 남겼다. 이날 등판 역시 류현진에게 승운이 쏠리는 듯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애틀랜타의 우타 라인을 극복하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프랜타이즈 스타인 프레디 프리먼이 좌타자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축 타자가 우타 라인이었다. 40-40을 향해가는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내야진의 핵심 아지 앨비스, 그리고 올해 부활 서곡을 부르고 있는 조쉬 도널슨까지. 앨비스는 스위치히터지만 좌투수를 상대로 들어서는 우타자를 상대로 올 시즌 4할2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이들은 8월 들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아쿠나 주니어가 타율 3할4푼3리 10홈런 20타점 OPS 1.210, 앨비스는 타율 3할7푼5리 3홈런 8타점 OPS 1.061, 도널슨은 타율 3할4푼 3홈런 6타점 OPS 1.072를 기록하고 있었다. 류현진에게 강점을 보였던 프리먼(15타수 6안타)까지 이들은 상위 타순에 포진했다. 1번부터 4번까지 류현진에겐 지뢰밭이었다.
류현진은 2회말 선두타자 도널슨에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그러나 애덤 듀발, 찰리 컬버슨, 타일러 플러워스 등 다른 우타자들을 상대하면서 맞은 타구의 질들이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3회말 결국 지뢰밭 상위 타선에서 뇌관에 터졌다. 선두타자 우타 아데니 에체베리아와 승부에서 석연찮은 볼 판정을 받은 뒤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투수 마이크 폴티뉴비치는 희생번트로 처리했다. 1사 3루 위기. 류현진은 부담을 느꼈고 전략적인 판단을 했다. 아쿠나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고의4구는 아니었지만 의도가 다분했던 볼넷이었다. 후속 앨비스를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끝내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꿈꿨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초반 분위기를 험난하게 만들었다. 앨비스를 상대로 2S를 먼저 잡아냈지만 몸쪽 낮은 코스로 붙인 93마일 패스트볼을 앨비스가 기술적인 짧은 스윙으로 걷어내 페어지역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앨비스의 타격감을 단적으로 상징했던 장면. 초반 우타 라인에 기습을 당했다.
이후 5회까지는 별 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풀어갔다. 그러나 6회말 선두타자 프리먼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다시 한 번 삐걱거렸다. 1사 후 도널슨과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한 가운데 높은 코스의 92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실투였다. 지난 6월 29일 콜로라도전 이후 7경기 만에, 44⅔이닝 만에 피홈런 허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시내티시절 홈런을 맞은 적이 있던 후속 애덤 듀발에게 연달아 홈런을 허용했다. 2B2S에서 91마일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이 통타를 당했다. 올 시즌 3번째 멀티 피홈런 경기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백투백 피홈런이었다.
쾌조의 페이스였고 상대 전적에서 강점을 보였던 애틀랜타였지만 상승세에 놓였던 우타 라인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콜로라도전 이후 4실점은 최다 실점 경기. 올 시즌 두 번째로 최악의 피칭을 기록한 날이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