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투병을 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첫 경기부터 97마일(약 156.1km)을 뿌렸다.
카라스코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더블A 애크런 러버덕스 소속으로 해리스버그 세네터스(워싱턴 산하)와의 경기에 6회초 팀의 3번째 투수로 선발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6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궁금증을 자아냈던 카라스코다. 하지만 올해 6월 그동안 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7월 클리블랜드의 홈 구장인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도중, 깜짝 등장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카라스코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기립박수로 그를 환대하기도 했다.
이후 투병 생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이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몸 상태까지 만들었다. 이날은 투병 이후 첫 등판이기도 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의 구위를 과시하며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MLB.com은 “16개의 공 가운데 9개가 스트라이크였고, 3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체인지업 한 개는 삼진을 유도했다. 슬라이더도 던졌다”고 카라스코의 투구 내용을 전했다.
이어 “카라스코는 이날 저녁 첫 번째 공을 홈플레이트 바깥쪽 코너에 97마일짜리 패스트볼을 꽂아넣었다. 자기 자신도 놀랐다”며 97마일을 던진 것 뿐만 아니라 그 공이 홈플레이트 경계에 꽂혔다. 그는 이후 96마일의 공을 3개 연속으로 던졌다”며 그의 복귀전 구위를 전했다. 16개의 공 가운데 11개가 94마일(약 151.3km) 이상이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카라스코는 “야구를 하지 않으면서 두 달 반을 지내고 처음 돌아왔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아마 3~4번 정도의 불펜 피칭을 했었는데 초구가 97마일이었다”며 “초구를 던지고 내가 던진 공이 어땠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광판을 향해 돌아봤고, 그 공이 97마일이어서 더욱 좋았다”면서도 “모든 투구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어서 놀랐다. 체인지업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이날 애크런의 홈 구장에 모인 4000여 명의 관중들이 카라스코의 재활 등판을 뜨겁게 맞이해줬다. MLB.com은 “카라스코가 워닝트랙에 첫 발을 내딛고 외야 잔디를 거쳐 마운드로 향할 때 4000여 명의 관중들이 모두 주목했다. 카라스코는 뜨거운 환호 속에서 다시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카라스코를 불펜 프로그램에 투입할 계획이다. 매체는 “백혈병과 싸우기 위해 두 달 넘기 경기를 치르지 않은 그가 돌아오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짧은 이닝을 던지며 경기 감각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그가 선발로 등판할 때 내 생각에 위압감을 주는 것 같다”면서 “그가 우리 팀의 일원으로 팀을 도울 수 있는 날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그의 복귀를 반겼다.
매체 역시 “그의 복귀전을 보면 복귀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카라스코는 “나는 복귀할 준비가 다 됐다”면서 “일단 다음 단계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내일 지켜볼 예정이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욕을 선보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