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월드컵예선을 앞둔 베트남축구협회가 박항서(60) 감독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베트남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 5일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원정경기를 치른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베트남에게 가장 중요한 일전이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보니 박항서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한 온갖 잡음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가 박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제시하며 '월드컵 본선진출'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것. 현지언론에서 박항서 감독이 거액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전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박 감독은 월드컵 예선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7월 재계약 협상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스포츠지 ‘타오 반 호아’는 20일 쩐욱뚜언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중요한 일전을 앞둔 박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월드컵 준비상황에 대해 쩐욱뚜언 부회장은 “팀의 일정은 아시아축구연맹이 발표한 일정에 따라 박항서 감독과 의논해 결정했다. 월드컵 예선을 위해 베트남축구협회와 V리그가 협의해 V리그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태국에 직접 담당관을 파견해 훈련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베트남대표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박항서 감독은 9월 1일 태국으로 출발해 기상과 훈련장 조건에 적응할 것”이라 자신했다.
베트남은 태국과 월드컵 예선전을 준비하기 위해 자국프로축구리그 휴식기를 갖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만큼 태국과 대결에 월드컵 진출의 명운이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베트남 언론의 추측성 보도로 인해 베트남 내에서도 박 감독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됐다. 일부 베트남 네티즌들이 “박항서 감독이 요구한 연봉이 너무 높다”, “베트남 축구의 성공은 박 감독의 지도력이 아니라 선수들의 능력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를 본 한국 팬들은 “베트남이 이제 배가 불렀다”, “박 감독이 이제 그만두실 때가 됐다”면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진화에 나섰다. 쩐욱뚜언 부회장은 “기대치가 높을 수록 압박도 커진다. 베트남이 기회를 잘 활용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길 바란다. 하지만 축구는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 행운도 작용한다. 우리는 준비를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박 감독에게 지나친 성적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여전히 박항서 감독과의 재계약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쩐욱뚜언 부회장은 “박항서 감독과 2년 이상 일한 뒤 그가 매우 전문적인 감독이고, 선수들과 친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열정으로 가득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베트남 대회에서의 성공은 분명 박 감독의 노력이 반영돼 있다”며 박 감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박항서 감독 관련 베트남 현지언론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