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마무리투수 크렉 킴브럴이 시즌 10세이브를 달성했다.
킴브럴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시즌 10세이브를 따냈다.
컵스는 선발투수 콜 해멀스(6이닝 3실점)의 호투와 앤서니 리조의 멀티홈런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킴브럴은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불펜투수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자신있게 퀄리파잉 오퍼(1년 1790만 달러 계약)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킴브럴을 영입하려는 팀은 하나도 없었다.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가 된 선수를 영입하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잃기 때문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드래프트 지명권마다 신인 계약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엄격하게 제한되면서 드래프트 지명권의 가치가 폭등한 상황이다.
결국 킴브럴은 6월 신인 드래프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6월 6일 컵스와 3년 4300만 달러(약 516억 원) 계약을 맺으며 마침내 소속팀을 찾았다.
킴브럴은 올 시즌 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542경기(532⅔이닝) 31승 19패 4홀드 333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한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다. 컵스는 킴브럴의 합류로 불안하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반시즌 가량 실전 등판을 하지 못했던 여파인지 킴브럴은 올 시즌 16경기(14⅓이닝) 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하다.
공백기에도 킴브럴의 구위는 여전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12.56으로 개인 커리어로 보면 가장 낮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최고 시속 98.1마일(157.9km)까지 나오는 강속구로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가 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지난 시즌(BB/9 4.48)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킴브럴은 올 시즌 9이닝당 볼넷 5.02를 기록중이다. 홈런도 벌써 5개를 허용했다.
컵스가 킴브럴을 영입한 이유는 당연히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킴브럴은 포스트시즌 통산 19경기(20⅔이닝) 1패 1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9경기에서 6세이브를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은 5.91로 높았다. 킴브럴이 지난 포스트시즌처럼 올해도 흔들린다면 컵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컵스는 2016년 월드시리즈에서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염소의 저주’를 깨버렸다. 하지만 이후 왕조를 건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2년 연속 월드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를 바라보는 컵스는 킴브럴 영입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킴브럴은 컵스의 기대에 부응하고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