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땡볕 기다림…"팬이 있어야 야구가 있다" [오!쎈 현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8.24 10: 36

“팬이 있어야 프로 스포츠 존재 가치가 있다”.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1루 야외 광장. 오후 3시30분, 경기 시작 3시간 전 이른 시간부터 SK와 한화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아래서 줄서 있거나 벤치를 지켰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아침 일찍부터 찾아온 팬들도 있었다. 
이날은 KBO가 지정한 ‘야구의 날’. 지난 2008년 8월23일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으며 야구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역사적인 그날이다. KBO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야구의 날을 제정했고, 2009년부터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했다. ‘야구의 날’ 이벤트로 전국 5개 구장에서 각 팀을 대표해 2명씩, 총 20명의 선수들이 팬 사인회가 예정돼 있었다.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사인회 참가는 SK 팬이 회원 30명을 선발한 가운데 한화 팬은 선착순 30명 진행했다. 선착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일부 팬들이 행사장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린 것이다. 시즌 내내 KBO리그 관중수 감소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여전히 야구를 사랑하는 골수 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한나절 넘게 기다리며 투자한다.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인천에선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 선수들이 팬들을 만났다. SK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주역인 투수 김광현과 현역 통산 최다 홈런 최정이 참석했다. 한화는 현역 통산 최고 타율 김태균, 현역 최다 등판 정우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복도에서 먼저 만나 이동한 스타 4인방이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이 환호했다. 사인회 단상에는 300여명의 팬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간단하게 한 뒤 휴식을 취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거나 상대 분석 자료를 보는 선수도 있다. 김태균과 최정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상태. 사인회가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팬들이 각자 준비해온 유니폼, 야구공, 모자에 성심성의껏 사인을 했다.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지방 원정 응원을 자주 온 골수 팬들을 지난 22일 홈구장에 초청, 깜짝 행사와 선물을 한 염경엽 SK 감독은 “팬들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팬이 있어야 프로 스포츠 존재 가치가 있다. 팬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스타 의식에 사로잡힌 일부 선수들이 다시 한 번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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