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팀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매 경기 이기고 싶었고 오늘 승리하게 돼 정말 기쁘다".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김헌곤(외야수)이 명품 수비를 선보이며 위기에 처한 삼성을 구했다.
2일 대구 삼성-키움전. 삼성이 2-1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 타석의 송성문은 좌익수 방면 타구를 날렸다. 김헌곤은 송성문의 타구를 걷어낸 뒤 빨랫줄 같은 송구로 제리 샌즈의 홈 쇄도를 차단했다.
박종철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지만 키움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삼성 팬들은 명품 수비를 연출한 김헌곤을 연호하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삼성은 키움을 2-1로 꺾고 22일 대구 두산전 이후 2연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 최채흥은 6이닝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즌 5승째. 우규민은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 모든 게 김헌곤의 명품 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헌곤은 경기 후 "7회 만루 상황에서 타구가 뜨면 무조건 홈으로 던져야 되는 상황이었기에 공이 뜨자마자 홈으로 던질 준비를 했다. 홈으로 송구가 잘 이어져 실점없이 잘 막았고 최채흥의 승리를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또한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어야 겠지만 공격에서도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짜 시즌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헌곤을 향한 주변 평가는 한결같다. "정말 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고. 김헌곤은 이른바 꼼수와는 거리가 멀다. 오로지 땀의 진실을 믿으며 쉴 새 없이 노력해왔다. 마치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스포츠에서 '사람좋으면 꼴찌'라는 말이 있다. 땀의 진실을 아는 김헌곤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걸 증명해주길 바란다. 김헌곤의 성공 스토리는 20·30대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