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어쩌나, 의무 지명해도 18명뿐…역대급 흉작 [신인드래프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8.26 17: 32

“대학 야구는 어쩌나”.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치러진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올해부터 새로 바뀐 규정 중 하나가 대졸 선수 의무 지명이었다. 지난해 9월 KBO 이사회는 대학야구 활성화를 위해 각 구단에 대졸 예정 선수 지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신인 드래프트가 고졸 선수 위주로 지명되면서 대학 야구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대학 야구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규정까지 도입했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KBO 정운찬 총재와 1,2차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들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날 지명된 대졸 신인은 모두 18명. 의무 지명 규정이 없었던 지난해 20명보다 오히려 2명이 더 줄었다. 2년 전 18명과 같은 최저 수치. 지난 2013~2017년 대졸 지명자가 각각 41명, 51명, 37명, 38명, 23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18명은 역대급 흉작으로 볼 수 있다. 일부 관계자는 “대학 야구계의 실망이 클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1차 지명자에 이어 2차 1라운드도 전원 고졸 선수들로 가득했다.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KT에 지명된 천성호(단국대 내야수)가 대졸 선수 중 가장 먼저 뽑혔다. NC는 1라운드부터 9라운드까지 고졸 선수만 뽑다 마지막 10라운드 지명으로 규정을 지켰다. 
SK와 한화가 가장 많은 3명의 대졸 선수들을 지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졸 지명자 3명 모두 투수다. 빠르게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즉시 전력을 필요로 하는 팀들이 대졸 선수들을 많이 뽑았지만 상당수 팀들은 미래를 봤다. 
한 스카우트 관계자는 “냉정하게 대졸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프로에 와도 군입대 등으로 몇 년 지나면 30살에 가까워진다. 훨씬 어린 고졸 선수들에게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론을 펼쳤다. 대학 야구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지명 의무화도 무용지물이다. 
각 구단들이 선수들을 지명하고 있다. /jpnews@osen.co.kr
3명씩 대졸 선수를 뽑은 SK와 한화 외에도 키움, KIA, 삼성, LG이 2명씩, NC, KT, 롯데, 두산이 1명씩 대졸 선수를 지명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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