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선수 지명 의무화에도 불구하고 기피 현상은 심화됐다. 그런 와중에 한화가 가장 많은 3명의 대졸 신인을 뽑아 눈길을 끌었다.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선 총 100명의 선수들이 지명을 받고 프로의 문에 들어섰다. 그 중에서 대학교 졸업 예정 선수는 18명에 그쳤다.
올해부터 대학 야구 활성화를 위해 각 구단마다 대졸 선수를 최소 1명 이상 지명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0명보다 2명 줄어든 18명만 지명됐다. 2017년 열린 2018 드래프트 18명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최소 수치를 찍었다.
앞서 5년간 대졸 선수가 41명, 51명, 37명, 38명, 23명 지명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학 야구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구단들이 장기 리빌딩 시스템 아래 나이 어린 고졸 선수들을 선호하며 대졸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화는 SK와 함께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3명의 대졸 선수들을 뽑았다.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단국대 투수 강재민, 5라운드 전체 48순위로 동국대 투수 장웅정, 7라운드 전체 68순위로 동국대 투수 최이경을 택했다.
7라운드까지 3명의 대졸 선수들을 지명한 팀은 한화밖에 없었다. 이상군 한화 스카우트 총괄은 “특별히 대졸 선수를 많이 뽑으려 한 건 아니다. 실력대로 뽑았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봐서 지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10위로 추락한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9위(5.08)로 떨어지며 투수력이 무너졌다. 김민우 김범수 박주홍 김성훈 등 기대했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 1라운드 전체 8순위 남지민(부산정보고), 2라운드 전체 18순위 한승주(부산고) 등 1~2라운드는 고졸 투수들에게 투자했지만 중간 라운드부터 점찍어둔 대졸 투수들을 잡았다.
한화는 지난 2016년 1라운드에 지명한 대졸 사이드암 김재영이 2017~2018년 2년간 선발 11승을 올리며 즉시 전력으로 힘을 보탰다. 2017년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박상원도 2년차부터 필승 셋업맨으로 성장했다. 2019년 팀 내 유일한 대졸 신인 박윤철도 올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험난한 리빌딩 과정에서 대졸 투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한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