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됐다는 걸 증명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170위, 제네시스 후원)이 US오픈 2회전서 3시간 22분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정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 스페인)에게 먼저 2세트를 내주고 내리 3세트를 이기며 3-2(1-6 2-6 7-5 6-3 7-6(3)) 대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이날 2세트를 먼저 내주며 끌려갔다. 2세트 동안 3게임 밖에 따내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하는 듯했다. 3세트부터 기적이 시작됐다. 3, 4세트를 연달아 만회한 정현은 5세트마저 타이브레이크 혈투 끝에 승리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매조지었다.
ATP(남자프로테니스협회)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현의 명승부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ATP는 “정현이 2경기 연속 5세트 승리를 거두며 US오픈 3회전에 올라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조명했다.
정현은 대회 1회전서 에르네스토 에스코베도(미국, 206위)와 만나 3시간 37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정현은 2경기 연속 3시간 20분이 넘는 풀세트 혈전을 치르고도 미소를 지으며 부활 기지개를 활짝 켰다.
ATP는 “정현은 1, 2회전 모두 풀세트를 치르고 3회전에 오른 5명 중 한 명”이라며 “정현이 대회 첫 2경기서 거의 7시간을 코트에서 보냈다는 것은 5개월간의 허리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했다는 걸 증명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정현은 3회전서 우승후보인 라파엘 나달(2위, 스페인)을 상대한다. 정현은 나달과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메이저 대회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과 나달의 32강전 경기는 내달 1일 오전 펼쳐질 예정이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