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청소년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이 첫 경기부터 진땀나는 승리를 거뒀다.
이성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30일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볼 파크에서 열린 ‘2019 WBSC U-18 야구 월드컵’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10회 승부치기 끝에 5-4로 진땀나는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선발 소형준이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지만 8회 내리 4점을 내주면서 4-4 동점이 됐다. 9회에는 1사 2,3루의 끝내기 기회도 잡았지만 결국 승부를 매듭 짓지 못하고 연장 승부치기로 흘렀다. 하지만 10회초 무사 1,2루에서 포수 강현우의 2루 견제가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실점을 막아냈고, 10회말 무사 1,2루에서 박민의 번트 안타, 그리고 대타 현원회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신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성열 감독은 전체적인 선수들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일단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것에 이날 승리의 의미를 뒀다. 이 감독은 “이런 경기도 있는 것이다. 오늘 어렵게 승리를 거뒀는데, 일단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고 앞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어렵게 승리를 거둔 소감을 전했다.
이날 한국은 숱한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매듭을 짓지 못하며 승부가 어렵게 흘러갔다. 점수들도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와 스퀴즈 번트 등으로 나왔다. 적시타는 없었다. 이 감독은 “비로 인해서 선수들이 실내훈련만 했다. 야외는 오늘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고 감각도 많이 떨어진 듯 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선수들의 페이스에 대해서 우려했는데 이 부분이 결국 경기력에서 드러난 것.
투수진에 대해서는 “선발 소형준이 잘 막아줬고, 두 번재 투수 이승현도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3번째 투수 김진섭의 몸이 덜 풀려서 네 번째인 남지민이 빨리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남지민도 몸이 덜 풀린 듯 보였다. 남지민이 모레 선발 투수여서 오늘 불펜 피칭을 대신한 것으로 생각하려고 했는데, 일찍 맞았고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남지민의 선발 계획 및 남은 예선 라운드 투수 운영 계획도 다소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이날 남지민은 44개의 공을 던지면서 일단 WBSC 투구 수 규정에 의하면 연투는 가능한 상태다. 투구 수 규정은 50개 이상을 던지면 하루를 무조건 쉬어야 한다.
이날 승부처는 승부치기 10회초, 무사 1,2루에서 포수 강현우의 2루 견제 아웃이었다. 이 감독은 “강현우가 2루에서 견제로 잡은 것이 오늘의 승부처였다”면서 “그런 견제 연습을 학교에서부터 많이 했고 어깨가 좋아서 그런 1,2루 주자 견제 능력이 강점이다”며 “최근 며칠 간 연습을 했던 부분이 드러났고 상대 주자도 본헤드 플레이를 했다. 강현우가 그런 상황을 놓칠 리 없다. 그래서 10회말에 결국 우리가 경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10회말 무사 만루 끝내기 상황에서 박주홍 대신 현원회를 대타로 낸 것은 "지금 박주홍의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현원회가 그래도 나았다. 포수라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페이스를 찾아서 공격력이 더 올라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