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반발력 감소로 올 시즌 KBO리그는 눈에 띄게 홈런이 줄었다. 이는 곧 장타율 감소로 이어졌다. 리그 장타율이 지난해 .450에서 올해 .388로 대폭 감소했다. 거의 대부분 타자들의 장타율이 급감했다.
지난해 이 부문 1위였던 박병호(키움)도 올 시즌 홈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장타율이 .718에서 .559로 감소했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한 김재환(두산)도 장타율이 .657에서 .443으로 크게 떨어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힘 좋기로 소문난 외국인 타자들도 예외없다. 지난해 장타율 3위였던 다린 러프(삼성)도 .605에서 .514로 하락했다. 5위 제이미 로맥(SK)도 .597에서 .488로 감소하며 타고투저 시대에 기복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강타자들이 장타율 감소로 고생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예외인 선수가 있다. 지난겨울 NC와 125억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린 ‘FA 모범생’ 양의지(32)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장타율 .585로 이 부문 10위였던 양의지는 올해 .588로 소폭 올랐다.
지난해 장타율 상위 20명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수치가 상승한 선수가 양의지다. 31일 현재 장타율 리그 1위에 빛난다. 장타율 1위를 차지했던 포수는 지난 1987년 삼성 이만수(.579)가 마지막으로 무려 32년 전의 일이다.
투고타저 시대를 거스르고 있는 양의지의 역주행은 공인구 반발력 감소도 막지 못하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양의지는 좋은 포수이자 좋은 타자다. 타자로서 가치가 크다”고 자주 말한다. 타격 메커니즘과 완성도가 물이 올랐다. 30일 창원 KIA전에도 3회 김기훈의 3구째 낮은 체인지업을 힘 빼고 기술적인 어퍼 스윙으로 가볍게 잡아당긴 게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시즌 17호 홈런을 장식했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남짓 빠진 기간이 아쉽지만 20홈런은 무난하다. 장타율 외에도 타율(.365), 출루율(.447) 부문도 여유 있게 1위를 달리고 있다. OPS도 1.035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1을 넘어선다.
단일 시즌 타율, 출루율, 장타율 1위를 휩쓴 포수는 KBO리그 역사에 없다. 삼성 이만수도 1984년 타율, 홈런, 타점 1위 트리플 크라운에 장타율도 1위를 차지했지만 출루율은 놓쳤다. 양의지가 이만수도 하지 못한 최초 기록을 넘보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