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강속구보다 강하고 단단하다. 문경찬(27)이 강철 멘탈을 앞세워 KIA 마무리투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공은 빠르지 않아도 시원시원한 공격적인 투구가 빛난다.
문경찬은 지난 3~4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이틀 1점차 리드를 지키며 20~21세이브를 올렸다. 앞서 지난달 31일~1일 광주 롯데전까지 최근 4경기 연속 세이브를 수확하며 KIA의 5연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경찬은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나가고 있어 기쁘다. 즐겁게 던지고 있다. 7~8월 더울 때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과 선선한 날씨 덕분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찬은 올 시즌 49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1승2패21세이브 평균자책점 1.44로 KIA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잠그고 있다. 지난 2015년 윤석민(30세이브) 이후 팀 최다 세이브로 모처럼 특급 소방수를 찾았다.
대개 마무리투수는 150km 안팎을 던지는 강속구가 상징. 세이브 1~3위 올라있는 하재훈(SK 33개) 원종현(NC 29개) 고우석(LG 26개) 모두 우완 파이어볼러. 그들과 비교할 때 문경찬의 구속은 너무도 평범하다.
문경찬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 리그 평균(142km)을 크게 밑돈다. 하지만 직구 구사 비율이 71.9%로 압도적이다. 슬라이더(20.8%) 커터(5.1%) 포크(2.3%)도 섞어 던지지만 직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4일 한화전에도 13개 공 중에서 12개가 직구, 나머지 1개가 슬라이더였다. 마지막 타자 백창수에게 4연속 직구로 삼진 잡는 게 백미였다. 최고 구속은 144km였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공격적으로 꽂아 넣으니 타자들이 밀렸다. 올해 문경찬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71.5%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89명 중 전체 1위에 빛난다. 그만큼 공격적인 승부를 한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투수는 멘탈이 좋아야 한다. 문경찬은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경찬은 “지난해 경험이 큰 도움됐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코치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은 게 효과를 보고 있다”며 “풀타임 첫 해인데 지난해와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블론 없이 팀 승리를 지키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