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플랜B '비대칭 스리백'은 실패였다. 그러나 문제점은 해결하면 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37위)은 6일 새벽(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끝난 조지아(FIFA랭킹 94위)와 평가전에서 황의조의 동점골과 역전골을 앞세워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을 앞두고 치르는 최종 모의고사였다. 또 벤투호가 처음 만나는 유럽팀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조지아를 맞아 변형 스리백을 사용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대칭 스리백'이었다.
KFA가 발표한 명단에서도 '비대칭 스리백'은 정확하게 나타났다. 왼쪽 윙백인 김진수가 밑으로 내려가 있고 오른쪽 윙백인 황희찬은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스리백 수비진은 분명하게 오른쪽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백승호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너무 많은 공간이 존재했다.
조지아는 분명하게 드러난 한국의 약점을 끊임없이 파고 들었다. 정확한 패스 연결을 선보인 조지아는 한국의 오른쪽 뒷공간을 파고 들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났다. 공격수인 황희찬은 수비까지 커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윙백 포지션을 완벽하게 수행하기에는 황희찬의 영리함은 미치지 못했다. 물론 황희찬의 문제가 아니었다. 새로운 전술을 사용, 월드컵 예선에서 직접 활용하고 싶은 벤투 감독의 속내가 드러난 기용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 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와 대결을 펼치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더 많은 공격수를 배치하고 싶은 욕심이 보였다. 황희찬은 돌파 능력이 뛰어나다. 힘과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상대 수비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황희찬이 윙백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원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황희찬이 전방으로 진출한 공백을 채우는데 벤투호는 어려움이 많았다.
후반서는 분명하게 달라졌다. 많은 활동량을 갖춘 정우영이 합류하면서 비워졌던 공간을 채울 수 있었다. 또 슈팅 능력을 갖춘 황의조가 전방에 자리하면서 기회가 생겼다.
정우영의 장점은 후반 시작과 함께 드러났다. 황의조가 골을 넣을 당시 오른쪽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한 것은 정우영이었다. 동점골을 이끌어 낸 후 정우영은 수비 안정을 찾으면서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상대가 정우영의 플레이를 파악하고 벤투호의 조직력이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조지아도 빠른 공격을 통해 공세를 펼쳤다.
스리백은 벤투호의 핵심전술이 아니다. 따라서 실패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다만 문제점이 드러난 플랜B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