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사이다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태국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원정에서 최고 라이벌을 상대로 승점 1점을 추가한 베트남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베트남과 태국은 동남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이다. 박항서 감독의 부임 이후 급성장한 베트남은 태국과 맞대결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19 킹스컵 태국 원정서 베트남은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수모를 당한 태국은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을 막기 위해 일본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선임하며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지도자들의 한일전’까지 성사돼 베트남 대 태국전은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과열됐다.
태국의 기자들까지 문제였다. 경기를 앞두고 일부 태국 기자들이 베트남 선수들의 숙소까지 찾아가 사생활을 침해하며 취재를 했다. 심지어 태국축구협회는 태국취재진이 베트남 선수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베트남축구협회가 선수단 숙소를 낮은 층으로 바꿔달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9월 4일 사전기자회견이 열렸다. 박 감독이 베트남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할 때 일부 태국기자들이 기자회견장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 그러자 박 감독이 “기자회견을 할 때 조용히 하는 것이 예의 아니냐?”며 일침을 가했다. 박 감독의 카리스마에 눌린 태국 기자들은 조용히 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베트남에서 “역시 박항서 감독이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마치 국가대표농구 중국전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기자의 황당한 질문에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발언한 뒤 그대로 퇴장한 허재 전 감독의 언행을 본 한국 국민들과 비슷한 심정이었다.
한국 팬들도 “박 감독이 사이다 발언을 했다. 베트남 기자들까지 배려한 마음씨는 존경받을만 하다”며 공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