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의 침묵 속에서도 SK 와이번스 문승원은 굳건하게 마운드를 버티며 팀의 위기 상황을 극복시켰다.
문승원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5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2-1 팀의 신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문승원은 시즌 11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팀의 2연패 탈출까지 이끌었다. 이로써 문승원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진의 굳건한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SK는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독주체제를 굳힐 것 같았지만 8월 말 4연패를 당하는 등 심상치 않은 내리막을 탔다. 여기에 9월 초반 연이은 우천 취소로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최근 예정됐던 8경기에서 단 3경기만 치르는 등 경기 감각 유지가 쉽지 않았다. 타선은 침체일로를 걸었다. 선발 투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등판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등판 간격이 점점 늘어났다. 역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날(11일) 선발 등판한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달 31일 이후 11일 만에 등판이었고, 이날 등판한 문승원 역시 지난달 30일 이후 13일 만에 오르는 셈이었다.
타선은 여전히 침묵했다. 가까스로 2점을 뽑았다. 하지만 문승원의 역투가 있었기에 SK는 단 2점의 점수 만으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문승원은 3회 2사까지 첫 8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3회말 2사 후 강로한에게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불의의 일격을 허용했다. 타선은 여전히 응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문승원은 홈런을 허용한 뒤 다시 안정을 찾으며 마운드 위에서 꿋꿋하게 버텨나갔다. 문승원의 역투는 타선의 침묵 속에서 옅어져가는 희망을 살리는 등불과도 같았다. 8회 1사 1,2루를 만든 뒤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뒤이어 올라온 서진용이 대타 이대호를 병살타로 솎아내며 문승원의 실점과 팀 승리를 모두 이끌 수 있었다.
이날 문승원은 이닝 당 15개가 넘지 않는 공을 더지면서 효과적으로 이닝을 끌어나갔다. 타선의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문승원은 최고 146km까지 나온 패스트볼(41개)과 최고 139km까지 찍은 슬라이더(29개)를 중심으로 롯데 타자들을 상대했다. 슬라이더의 각이 특히 날카로웠다. 간간히 던진 커브(7개), 체인지업(5개)도 효과를 봤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84%에 달했다. 공격적이었다.
문승원의 공격적 투구 덕분에 SK는 결국 1-1 동점이던 7회초 2사 1,2루에서 대타 이재원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을 수 있었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