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부티크’가 베일을 벗는다. 여성이 주체가 된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는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극본 허선희, 연출 박형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형기 PD와 배우 김선아, 박희본, 고민시, 김재영, 김태훈 등이 참석했다.
‘시크릿 부티크’는 강남 목욕탕 세신사에서 재벌인 데오가(家)의 하녀로 또다시 정재계 비선 실세로 거듭 성장한 제니장(김선아)이 국제도시개발이란 황금알을 손에 쥐고 데오가 여제(女帝) 자리를 노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권력, 복수, 생존을 위한 독한 여자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레이디스 누아르’다.


‘레이디스 누아르’와 ‘권력’, ‘욕망’이라는 코드가 ‘시크릿 부티크’를 관통한다 박형기 PD는 “지금까지 남성들의 권력, 욕망을 다룬 드라마가 많았는데 ‘시크릿 부티크’는 권력, 욕망 등의 모든 주체가 여성이다. 남성들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여성들의 욕망을 제어하려고 한다”며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드라마 장르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레이디스 누아르’라고 정했다. 외향상으로는 제니장의 복수극 형태를 갖고 있는데, 하고 싶은 건 복수의 완성이 아닌 복수 과정을 통해 잃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형기 PD는 “다양한 사건도 있고, 스케일도 크면서 반전도 많다. 전개가 굉장히 빨라서 긴장감 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점을 잘 보여주기 위해 ‘시크릿 부티크’는 영상과 미술에 많이 신경을 썼다. 박형기 PD는 “영상적으로 기존 드라마가 4K 정도로 촬영된다면 ‘시크릿 부티크’는 8K로 촬영 중이다. 어떤 식으로 봐도 현장에서의 느낌을 고스란히 받으실 수 있다.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세트도 낡은 관습, 오래된 욕망, 뒤틀린 관계들이 펼쳐지는 공간이라서 중세 유럽풍의 고택을 선택했다. 미술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셔서 훌륭한 세트가 나왔다. 기존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미술적인 부분이 나오며, 재미와 여운을 가진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2018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김선아는 ‘시크릿 부티크’를 통해 1년 만에 SBS에 복귀했다.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기대도 되지만 그만큼의 부담도 있다.
‘품위 있는 그녀’를 넘어야 하는 게 김선아와 ‘시크릿 부티크’의 숙제이기도 하다. ‘시크릿 부티크’의 이야기는 김선아가 출연한 JTBC ‘품위 있는 그녀’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김선아는 “‘품위있는 그녀’와 비슷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욕망, 권력, 재벌가 등은 드라마에 나오는 흔한 소재다. ‘시크릿 부티크’를 보시면 차별화가 될 것 같다”며 “박복자라는 인물도 비밀이 있고, 제니장도 비밀이 있어서 둘을 두고 비교를 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은 박복자보다는 재벌가에 입성한 박지영을 좀 더 캐릭터적으로 많이 좋아하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말처럼, 김선아, 장미희, 박희본, 고민시 등의 활약이 주요 포인트다. 박 PD는 “팀워크가 정말 좋다. 내가 일했던 어떤 현장, 지금 촬영하고 있는 그 어떤 현장에 견주어도 손색없다”고 팀워크를 극찬했다.

김선아는 ‘시크릿 부티크’에서 제니장 역을 연기한다. 옷과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강남 최고 부티크를 운영하지만 그 실상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야 할 상류층들의 문제를 은밀히 해결하는 정재계 인맥의 비밀 보고다.
김선아는 “PD님이 크게 주문했던 건 기존 김선아 이미지를 완벽히 지웠으면 하는 것이었다. 소탈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라고 하셨다. ‘시크릿 부티크’ 촬영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서 참고한 캐릭터는 없는데,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김태훈과 박희본은 각각 데오가 장남 위정혁과 장녀 위예남 역을 연기한다. 김태훈이 연기하는 위정혁은 제니장에게 모든 것을 줄 만큼 헌신적인 인물이지만, 박희본이 연기하는 위예남은 제니장과 대립각을 세운다. 박희본은 “위예남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나만의 타당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 않았던 독한 대사를 많이 해서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PD님께 여쭤보니 귀여운 빌런이라고 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고민시는 아마추어 바둑기사 이현지 역을 연기하며, 김재영은 J부티크 변호사 윤선우 역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민시는 “늘 해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를 제안해주셨고, 나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했다.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있지만 대본을 보고 많이 강렬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여성 장르물이라는 특성 안에서 전개가 탄탄하다”며 “바둑기사라는 캐릭터라서 실제 기원에 가서 바둑알 잡는 법부터 배우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영은 “‘모래시계’ 이정재처럼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를 원했다.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캐릭터라 고민을 많이 했다. 감정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는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