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난조로 예상 밖의 불펜 데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예상을 빗나간 상황에서도 에이스의 조기 강판에 대한 짐을 나눠 지면서 경기를 팽팽하게 이끌었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딱딱 맞아떨어졌다.
NC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역전승을 만들었다.
이날 NC는 가장 믿을 수 있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내세웠다. 미리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고 명명된 이날 경기였다. LG 역시 14승(12패)의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내세웠기에 에이스 매치업으로 향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기선제압과 경험이라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단순한 1경기 이상의 의미부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NC에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루친스키가 1회부터 난조를 보였다. 1회 선두타자 이천웅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지환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후 이형종에 2루타, 김현수에 볼넷까지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채은성에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1회에만 3실점했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는 페게로, 김민성, 유강남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조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일단 NC가 1회말 양의지의 투런포로 2-3으로 곧장 추격을 하면서 점수 차가 벌어지는 것은 막았다. 그러나 루친스키는 2회에도 정주현과 이천웅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 위기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NC 벤치는 루친스키를 강판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전날(18일) 크리스천 프리드릭이 9이닝 117구 완봉승을 거두면서 불펜진의 체력을 세이브한 상태였다. 또한, 향후 이틀간 휴식일이 있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판단이긴 했지만 대상이 외국인 에이스였기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봐야 했다.
위기 상황에서 이른 타이밍에 가동된 불펜이었지만 NC 불펜은 대비라도 하고 있었던 듯 변수를 차분하게 틀어막았다. 2회초 무사 1,2루에서 첫 번째 불펜 투수로 올라온 김건태는 오지환에게 희생번트를 대주며 1사 2,3루를 만들었지만 이형종을 2루수 뜬공,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
3회에는 2사 후 김민성에 2루타와 폭투, 유강남에 볼넷을 내주며 2사 1,3루 위기를 만들었지만 정주현을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NC는 이후 약 2이닝 안팎으로 불펜진을 끊어서 가동했다. 김건태 뒤를 이은 좌완 임정호는 지난 17일 상무에서 전역을 했고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임정호는 이천웅과 오지환을 삼진, 이형종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5회에는 김현수를 2루수 땅볼,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 그리고 페게로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2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경기를 중반으로 이끌었다.
6회에 올라온 장현식은 다소 삐걱거렸다. 1사 후 유강남에 2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대타 박용택을 투수 땅볼로 처리 1루 선행주자를 잡아내 2사 1루를 만들었지만 이천웅에 볼넷을 허용, 2사 1,2루 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2사 1,2루에서 올라온 강윤구가 오지환을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7회 올라온 강윤구는 일단 2아웃을 잘 잡아냈지만, 채은성에 중전 안타, 페게로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면서 2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NC 불펜은 최후의 보루까지 꺼내들었다. 현재 불펜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진우를 투입시켰고 2사 1,2루에서 김민성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불펜진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자 타선도 반응을 보였다. 7회말 사구와 상대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무사 1,3루에서 김준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을 기어코 만들었다.
8회 역시 박진우가 담당해야 할 자리. 박진우는 유강남, 윤진호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천웅에 안타, 오지환에 사구를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만들었지만 대타 전민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불펜데이의 피날레는 승리로 장식을 해야 했다. 타선은 다시 한 번 응답했다. 8회말 2사 만루에서 김성욱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5-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초 마무리 원종현이 불펜데이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