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런왕에 오른 두산 김재환(31)이 올해는 공동 18위에 처져 있다. 무엇보다 홈런 숫자가 급감했다. 김재환은 역대 홈런왕 중에서 이듬 해 최대 감소 불명예는 피할 수 있을까.
김재환은 지난해 44홈런을 때리며 개인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135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15홈런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홈런을 추가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선 지난해보다 -29개 줄었다.
# 홈런왕을 차지한 다음 해 홈런 숫자가 늘어난 사례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 1982년 프로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역대 35차례 홈런왕(이듬해 해외 진출자 제외) 중에서 다음 해 홈런 숫자가 늘어난 경우는 10번 뿐이었다.

장종훈(2회), 이승엽(3회), 이대호(1회), 박병호(3회), 최정(1회) 단 5명 만이 해냈다. 줄어든 경우가 24차례로 훨씬 더 많았고, 2년 연속 홈런 수가 같은 경우가 딱 1번 있었다. 원년 홈런왕 김봉연은 다음 해도 22홈런으로 같았다.
홈런왕을 차지한 후 이듬 해 홈런이 10개 이상 줄어든 경우도 16명이나 됐다. 20개 이상 대폭 줄어든 사례는 3차례 있었다.
# -28개= 2007년 홈런왕에 오른 삼성 심정수는 이듬 해 단 3개에 그쳤다. 그러나 2008시즌, 심정수는 22경기만 뛰고 무릎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한 시즌이었다. 특별한 경우다.
# -24개= 1992년 KBO리그 최초로 40홈런을 돌파한 한화 장종훈(41홈런)은 1993년 부상으로 인해 93경기 출장에 그치며 17홈런으로 급감했다.
# -23개= 2004년 34홈런으로 개인 통산 2번째 홈런왕을 차지한 SK 박경완은 2005년 11홈런으로 줄었다. 타석 수가 이전 해보다 63개 줄었지만 홈런 파워가 급감했다.
# 올해 KBO는 타고투저를 완화시키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정했다. 정해진 규정 안에서 최소치에 가깝게 공인구 반발력을 줄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720경기에서 1756개의 홈런이 나왔고, 경기당 2.44개였다. 그러나 올해는 16일까지 경기당 1.43개로 격감했다. 무려 42%나 줄어든 수치다. 거포들 대부분이 홈런 숫자가 줄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보다 66%가 줄어든 김재환의 홈런 숫자는 단순히 공인구 변화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즌 중반 김재환에 대해 “잘 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고, 지난해와 달리 홈런이 안 되면서 스스로 조급해져 타격폼이 무너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4월까지 32경기에서 7홈런을 친 김재환은 5~7월에는 매달 2개씩에 그쳤다. 8~9월 27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 8월 4일 롯데전 홈런 이후 19일 SK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46일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김재환이 23경기 만에 홈런(시즌 15호)을 추가하자, 김태형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재환이 중요한 한 방을 쳐줬다”고 반겼다.
김재환은 앞으로 남은 9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지 못한다면, 역대 홈런왕 중에서 이듬해 가장 많은 홈런이 줄어든 불명예를 안게 된다. 두산은 앞으로 잠실구장 6경기, 창원과 대구, 사직에서 각각 1경기씩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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