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성덕선을 지워라.
연기자 이혜리가 처음으로 주연에 나선 케이블채널 tvN 새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 연출 한동화)가 지난 25일 오후 첫 방송된 가운데,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혜리의 연기를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위기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담을 작품이다. 이혜리는 말단 경리에서 하루 아침에 청일전자의 대표이사가 되는 이선심 역을 맡았다. 드라마를 이끄는 주인공인 만큼 그가 풀어가야 할 이야기들이 많다.
첫 방송에서는 청일전자의 위기와 함께 대표이사가 된 이선심의 모습이 그려졌다. 직원들의 심부름과 무시는 물론 사무실의 온갖 잡무를 처리하던 이선심은 경리팀장 구지나(엄현경 분)에게 청일전자 주식을 샀지만, 오만복(김응수 분)으로 인해 회사는 위기에 빠졌다. 이선심에게 주식을 판 구지나 역시 연락 두절되며 본격적인 전개를 예고했다.
이혜리는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만큼 이선심 캐릭터를 잘 그려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커다란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며 예쁜 여주인공이 아닌 캐릭터의 성격과 상황을 표현했다. 또 다소 어눌해보일 정도로 어리바리한 이선심 캐릭터는 이혜리와 꽤 잘 어울려보였다.
다만 이혜리의 연기가 여전히 ‘응답하라 1988’ 성덕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첫 회만 보고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을 수 있지만, 극을 이끄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혜리를 향한 시선이 더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첫 방송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이선심에게서 성덕선의 그림자를 느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 이혜리의 인생 캐릭터로 꼽히는 성덕선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청일전자 미쓰리’를 통해 이혜리가 극복해내야 하는 숙제인 셈이다. 순하고 어리바리한 이선심이 일정부분 성덕선과 닮은 점이 있지만, 기존 연기를 답습한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연기력으로 두 캐릭터의 차이를 그려내야 하는 것. 안경이나 헤어스타일의 외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연기력으로 커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제 첫 방송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 이혜리가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는 반응도 있다. ‘첫일전자 미쓰리’가 이혜리의 첫 주연작인 만큼, 걸스데이나 성덕선의 그림자를 지우고 온전히 연기자 이혜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