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파주NFC에 소집돼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서 스리랑카와 2022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15일 평양 원정길에 올라 북한과 3차전을 갖는다.
소집명단 25명 중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인범(밴쿠버 화이트 캡스)을 제외하고 23명의 선수들이 합류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부상 복귀 후 오랜만에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남태희(알 사드),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재익(알 라이얀)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2연전은 투르크메니스탄전과 마찬가지로 밀집수비가 예상된다. 스리랑카(FIFA 랭킹 202위)는 지난 5일 말레이시아(158위)와 평가전서 0-6 대패를 당했을 정도로 한국(37위)보다 전력이 한참 떨어지는 팀이다. 북한(113위)도 한국의 전력엔 미치지 못한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를 할 땐 최대한 심플하게 효율적으로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공격 과정서 주고 받는 패스와 슈팅의 정확도를 높여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문전에서 일대일 상황도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투르크전 전반 초반 30분 동안 보여줬던 모습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밀집수비 파훼법을 밝혔다.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 등 기존 골잡이들 외에 다른 공격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상 복귀해 1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남태희, 최근 소속팀서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투르크전에 가공할 만한 제공권을 뽐냈던 김신욱(상하이 선화) 등이다.
황희찬은 소속팀서 최전방 공격수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표팀서도 측면이 아닌 스트라이커로 기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벤투 감독은 "어떤 공격조합이 나가든 어떤 포메이션을 쓰든, 우리 철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우리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상대국의 특징마다 다른 전략을 쓸 수 있다. 기본적으로 2경기 모두 공격을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를 흔들고 해결까지 할 수 있는 남태희의 발끝도 살려야 한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의 활용법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주로 대표팀서 소화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외에 4-3-3의 중앙 왼쪽 미드필더 또는 측면 미드필더로 프리롤을 할 수 있다.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남태희는 기술이 뛰어나고 전술적 이해도와 공간 창출 능력도 좋다. 분명 대표팀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도 극단적인 밀집수비를 깰 좋은 카드다. 앞서 투르크전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돼 위력을 발휘했다. 10여 분의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벤투 감독은 “소집 첫 날이라 어떻게 활용할 지 지켜봐야 한다. 투르크전은 경기 상황을 고려해서 김신욱을 후반에 투입했다”며 “25명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필요해서 뽑았기에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출전시간을 뛰고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김신욱이 투입되면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어야 한다. 김신욱도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지난 소집 때는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며칠간 훈련을 지켜보며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