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잊은걸까. 니시노 아키라 태국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의 시간 끌기에 대해 프로답지 못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글로벌 '폭스 스포츠 아시아'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니시노 태국 감독과 베트남과 월드컵 예선서 나온 상대 선수의 시간 지연 플레이에 대해 프로답지 못하다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동남아 축구의 맹주를 두고 다투는 태국과 베트남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예선 G조에 함께 속한 상태다. 두 팀은 3차전까지 사이 좋게 2승 1무를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태국과 베트남은 지난 9월 5일 태국 홈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1차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태국이 주도했으나, 베트남의 조직적인 수비를 넘지 못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니시노 감독은 경기 막판 베트남 수비수가 송크라신과 충돌한 이후 쓰러져 시간을 끌자 격분했다. 그는 일본어로 베트남 선수에게 욕설을 하고 일어나라고 재촉했다"라고 전했다.
분이 안 풀렸는지 니시노 감독은 베트남 축구 전반을 비하했다. 그는 "축구 수준이 낮은 경우 평균 경기 시간이 90분이 안될 수 밖에 없다. 시간 끌기 때문에 50~60분 밖에 뛰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축구 선진국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베트남의 스타일(시간 지연)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프로답지 못하게 경기하면 축구는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재미있게도 이러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니시노 감독은 과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서 일본 대표팀을 이끌며 노골적인 시간 끌기로 질타를 받았다.
니시노 감독은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기를 지시한 바 있다.
승점 4점(1승 1무 1패)으로 일본과 세네갈이 동률을 이뤘다. 골득실-다득점-승자승까지 동률이나 페어 플레이에서 앞선 일본이 세네갈에 앞서 16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공을 돌리라 지시한 것.
경기장의 관중들이 일본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냈으나, 니시노 감독은 신경쓰지 않고 추격에 나서지 말고 공을 돌리고 시간을 끌라고 선수들에게 강요했다.
이러한 니시노 감독의 축구는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일본 자국을 포함해서 각국 언론에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결국 경기 후 니시노 감독은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다음 단계를 위한 전략"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러한 논란이 니시노 감독의 발목을 잡아 원정 16강이라는 성과에도 일본 대표팀 감독직을 떠나야만 했다.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준 니시노 감독은 오는 11월 베트남과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 나선다. 박항서 감독이 니시노 감독에게 한 수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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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암스포츠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