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폭풍 성장할 기회다.
한화 2년차 좌완 투수 박주홍(20)은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첫 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고,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로 나서 깜짝 호투도 펼쳤다. 2년차 시즌인 올해는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낙점됐다. 한화 팀 내 왼손 투수 중 최상급 유망주로 꼭 키워야 할 자원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29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7.98로 부진했다. 5차례나 1~2군을 오갔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2군 퓨처스리그에선 1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3.62로 나쁘지 않았으나 1군만 올라오면 좀처럼 힘을 못 썼다.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러진 교육리그도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 2경기, 구원 3경기에 나섰지만 14⅓이닝 10자책점 평균자책점 6.28로 고전했다. 함께 교육리그에 간 신인 김이환(3.32)이나 박윤철(3.38)에 비해 성장세가 더뎠다.
서산에서 마무리캠프를 이끌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은 박주홍에 대해 “분명 가능성이 있는 선수인데 뭔가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것 같아 호주 질롱 코리아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래 한화에선 사이드암 서균이 질롱 코리아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서균이 지금 마무리캠프에서 투구 폼과 밸런스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 당장 실전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다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주홍에게 호주행 기회가 왔다. 한용덕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 안에만 있다 보니 좋은 자극이 없었던 것 같다. 팀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을 쌓으며 느끼고 배우는 게 있으면 좋겠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질롱 코리아는 한국인 선수들로 구성된 호주프로야구리그(ABL) 팀이다. 올 시즌에는 KBO리그 롯데, 키움, LG, SK, 한화 등 5개 팀이 유망주 위주로 선수들을 파견했다. 오는 2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26일까지 두 달이 조금 넘는 일정.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상대할 박주홍이 폭풍 성장의 겨울을 보낼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