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포지션 변경’ 신의 한 수… ‘퍽즈’ 또다른 성공사례 될까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19.11.05 07: 56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에서 ‘포지션 변경’은 선수들의 커리어 초반에는 종종 일어나지만 어느 정도 프로 씬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변경된 포지션에서 자신의 장점을 크게 살리지 못한 채 기존 역할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지션 변경’ 이후 커리어 상 높은 성적을 낸 선수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지난 2015년 본 포지션(미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정글로 위치를 변경한 ‘앰비션’ 강찬용은 결국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LOL e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세주아니, 자르반 4세를 앞세운 운영 및 날카로운 플레이로 롱주 WE SK텔레콤 등 많은 강팀들을 무너뜨렸다.
이번 2019 롤드컵에서도 강찬용처럼 ‘포지션 변경’ 이후 우승컵을 조준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G2의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는 2019 시즌을 앞두고 팀이 프나틱의 미드 라이너 ‘캡스’ 라스무스 뷘터를 영입하자 원거리 딜러로 포지션 전환을 시도했다. 루카 페르코비치 또한 2018년까지 여전히 미드 라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지난 2018 롤드컵에서는 강적 RNG를 꺾는데 공헌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기도 했다.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포지션 변경 이후 루카 페르코비치는 팬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도 찰떡같은 적응력을 보여주며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평가 받고 있던 라스무스 뷘터의 영입으로 G2는 더욱 유기적인 팀으로 변화했고, 이는 리그 및 국제전 성적으로 이어졌다.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서 루카 페르코비치의 실력은 리그 상위권을 다툴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다.
아울러 미드 라인 출신 답게 넓은 챔피언 폭은 상대팀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G2의 유연함은 지난 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열린 SK텔레콤과 G2의 4강전 4세트에서도 드러났다. 블루 진영을 선택한 G2는 그라가스-야스오-신드라로 조합을 짜며 SK텔레콤을 머리아프게 만들었다. 결국 봇 라인으로 이동한 야스오는 날카로운 첫 킬 설계와 함께 적의 노림수를 무력화시키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전 라인에 빈틈이 없어진 G2는 오는 10일 펀플러스를 상대로 LOL e스포츠 역사상 첫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G2는 2019시즌 롤드컵 전까지 LEC 및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루카 페르코비치가 G2의 우승과 함께 또다른 ‘포지션 변경’의 성공사례가 될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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