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심은진에게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심은진은 "다시 싸워햐 한다면 싸울 것"이란 심경을 남겼다.
서울서부지법 형사 4단독 박용근 판사는 오늘(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게 징역 5월을 선고했다. 더불어 재판부는 이 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와 3년 간 아동·청소년·장애인 복지 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이 씨는 지난 2017년부터 심은진의 SNS 등에서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글을 총 8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또한 지난 7월 심은진 외에도 가수 간미연 등 다른 배우 등에게도 악성댓글을 달아 고소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적 만족과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기 위해 집요하게 음란한 문구와 선정적인 언행을 했다"라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기간이 긴 점, 동종 전과가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하며 "피고인의 강박장애가 범행에 영향을 줬다는 점과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태도를 참작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선고 직후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재판부의 발언에 "할 말 없다"라고 짧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은진은 지난해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악플러로부터 지속적으로 정신적 피해를 받아온 사실을 알렸다. 당시 심은진은 "저는 이제 봐주는 것 따위, 합의 따위는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강경 대응할 의지를 내비쳤던 바다.
그리고 지난 9월 11일에는 "오늘 작년에 생긴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인해 2번째 재판의 피해자 진술을 하고 왔다"고 밝혔다.
해당 악플러에게 피해를 입은 이는 심은진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동료 배우 김리우 역시 극심한 스토킹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김리우는 "모르는 사람이 저의 친구를 스토킹하다가 친구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자 고인이 된 친구의 SNS를 타고 저와 저의 대학동기를 스토킹했다”며 “그렇게 2여 년간 극심한 피해를 입었고 또한 저의 SNS를 뒤져서 저의 지인들의 SNS에도 넘어가 피해를 끼쳤다”고 정황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심은진의 법적 대응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1년여 동안 싸웠다. 9월 27일 마지막 선고일, 당시 검사는 2년을 구형했고 심은진은 "사이버 테러나, 악플, 명예훼손, 스토킹 같은 문제가 없어지는 그날을 기대하며,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해 응원을 받았던 바다.
한편 심은진은 이 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자신의 SNS에 다시한 번 글을 올리며 그간의 일을 요약했다.
심은진은 "그동안 저와 김리우 배우, 원종환 배우, 미연이를 오랜동안 괴롭혔던 피의자의 선고결과가 나왔다"라고 시작하는 글에서 피의자 이 씨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김리우 친구의 스토커였고,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친구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것, 재판이 시작된 이후에도 이 씨는 끊임없이 성적인 내용을 포함한 댓글을 달았고 3번의 재판결과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3번의 재판기간 사이에도 이 씨는 심은진과 김리우의 섹스동영상이 있다는 거짓유포도 하는 등 범죄를 이어갔다.
심은진은 "부디 이 씨가 5개월을 감옥에서 자숙하고 반성하여,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저희 모두는 바라고 있다. 악성댓글, 악성루머유포. 이것은 '범죄'다. 이러한 인식이 확실히 자리잡혀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것이라는것도 알고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이러한 일들도 없어질수 있는 날이 올거라는 희망도 함께 가져본다"라며 "모든분들 힘내세요. 내가 지치고 귀찮아하면,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계신 키보드 워리어님들, 제발 '범죄'를 멈춰주세요. 본인의 인식 하나가 본인 인생의 모든것을 바꿔놓을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2년동안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은 힘을 받았다. 그리고 버틸수 있었다"라며 "다시 싸워야 한다면, 다시 싸우겠다.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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