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줄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될 만 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고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얻었으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장지훈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아쉬워했다. 1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6.28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된 그는 "나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구위와 제구 모두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그는 "이제 아픈 데 없다. 아프지 않으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테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지훈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오치아이 에이지 퓨처스 감독과 정현욱 투수 코치의 조언에 따라 투구 자세를 교정한 뒤 안정감을 되찾았다. 9월 이후 7차례 마운드에 올라 평균 자책점 2.89로 한 줄기 희망을 던졌다.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깜짝 변신했다. 2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1.80으로 선전했다. 지난달 10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첫 등판에서 4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주춤했으나 17일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대결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장지훈은 "시즌이 끝날 무렵 오치아이 감독님께서 '선발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냐'고 하셨을 때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많은 타자를 상대하면서 나 스스로 깨달은 부분도 있고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입단 동기 최지광의 활약은 신선한 자극제와 같았다. 3년차 우완 최지광은 올 시즌 63경기에 등판해 3승 8패 2세이브 10홀드(평균 자책점 4.10)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그는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고 뭔가 뒤처지는 느낌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겨우내 부상 방지와 새 투구 자세를 익히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장지훈은 더 이상 유망주의 그늘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