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이콘택트' PD "레이디스코드, 트라우마 잊는 작은 시작점 됐으면" (인터뷰)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11.13 14: 48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5년 만에 속마음을 꺼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이콘택트’. 연출을 맡은 김남호 PD가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출연했다.
레이디스코드 애슐리, 소정, 주니는 이날 ‘아이콘택트’에서 5년 만에 속마음을 털어놨다. 5년 전이었던 2014년 9월 3일, 레이디스코드는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멤버 은비와 권리세를 잃었다. 특히 9월 3일은 소정의 생일이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방송화면 캡처

사고 이후 소정은 생일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애슐리와 주니는 “이제는 축복받고 무거운 마음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소정은 “5년 전 생일은 그리 기분 좋은 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소정은 “그날 이후로 내게 9월 3일은 생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축하 받아야 할 날이 아니니까. 오전에는 은비 언니 보러 갔다가 저녁에 파티하면 이상하다. 그 주간이 되게 힘들다. 9월 3일부터 7일 사이 뭔가 하기 힘들고 하면 안된다는 생각도 있다. 생일은 슬픈 날이다”고 털어놨다.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의 말에 MC들은 안타까워했다. 이상민은 탄식했고, 강호동도 가슴 아파했다. 모두의 응원과 위로를 받았지만 소정은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소정은 “아직 온전히 생일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순 없지만 나중에 똑같이 물어보면 고려해 보겠다”고 가능성을 남겼다.
이날 방송 후 김남호 PD는 OSEN에 “관찰 예능, 토크쇼, 휴먼다큐 등 다른 프로그램에서 레이디스코드를 섭외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콘택트’는 프로그램만의 특징을 통해 진심을 담아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 PD는 “‘아이콘택트’는 MC 질문 위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길게 촬영해서 편집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멤버들끼리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된다. 본인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이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데에도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저희는 눈맞춤의 기회와 대화의 장만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콘택트’ 만이 지닌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설득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이 5년 만에 속마음을 털어 놓은 이날 방송은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네티즌들은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위로하며 트라우마를 이겨내길 원했다.
김남호 PD는 “방송에서 보여진 대로 소정은 원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의 분위기 메이커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원래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었지만 사고 당시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순간 숙연해지는 모습에 제작진도 많이 당황했다. 실제로 멤버들 간에도 그날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조심스러웠고,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기 보다는 멤버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하자는 목표를 갖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들이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이 특별했다. 멤버들 간의 끈끈함 덕분에 진실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레이디스코드가 처음 촬영장에 들어올 때보다 촬영을 마치고 돌아갈 때의 표정이 확연하게 밝아져 제작진도 안심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김남호 PD는 “어렵게 용기를 내어 출연해준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이 저희 프로그램 때문에 작은 상처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댓글까지 꼼꼼하게 찾아봤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요즘 ‘셋 미 프리’ 노래 좋던데’라는 반응이다. 제작진이 이번 아이템을 진행하면서 목표로 삼은 부분이 레이디스코드가 조금이나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기쁨과 행복을 주는 그룹으로 새롭게 인정받고록 하자는 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레이디스코드의 밝은 미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김 PD는 “어려운 이야기를 꺼낸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백 번 해도 부족할 것 같다. 그저 ‘아이콘택트’ 출연이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에게 트라우마를 잊는 작은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아임파인땡큐’ 외에 새로운 음원 1위 곡이 하루 빨리 나오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의 속마음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볼 수 있었던 ‘아이콘택트’.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눈맞춤’이라는 첫경험을 진심을 전하는 ‘침묵’ 예능이라는 소개처럼, ‘아이콘택트’는 서로의 진심을 꺼내고 더 가까워지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고 있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김남호 PD는 “‘아이콘택트’에 나오는 사연들이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이 이미 겪었거나 겪을 법한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넓히는 데 좀 더 노력하고자 한다. 또한 출연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스스로 치유 받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도 같이 위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채널A ‘아이콘택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50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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