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우상화 NO"..'얼굴없는 보스' 천정명, 로코 지운 조폭 실화극 (종합)[Oh!쎈 현장]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1.14 17: 46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얼굴없는 보스'에서 천정명이 로코 이미지를 싹 지우고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1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얼굴없는 보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천정명, 이시아, 진이한, 이하율, 김도훈, 송창용 감독 등이 참석했다.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제작배급 ㈜좋은하늘, 배급대행 BoXoo엔터테인먼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건달 세계에서 멋진 남자로 살 수 있을 거란 일념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남자 상곤(천정명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송창용 감독은 "오늘 수능 한파라서 날씨도 추운데, 우리 딸도 수능을 봤다. 나도 다음주에 이 영화로 시험장에 나간다. 그동안 영화를 많이 했지만, 이렇게 떨리는 경우는 처음이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고, 우리 영화도 다음주에 개봉하니까 꼭 보러 오시면 좋겠다"며 긴장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내가 처음부터 이 영화의 감독으로 일하진 않았다. 한국 영화를 보면 조폭을 우상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리얼한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내가 나중에 투입돼 내용도 수정하고, 편집했다. '조폭의 인생은 결국 망한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획의도를 언급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목숨 건 연애'(2016)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천정명은 극 중 전라도 행동대장에서 행복한 보스가 되고 싶었던 남자 권상곤을 맡았다. 천정명은 다양한 로맨스 작품을 통해 스타 대열에 올랐고, 거침과 부드러움을 함께 겸비한 마스크, 눈빛 등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악마 조교'라는 별명으로 제대 후, 스크린 컴백작으로 '조직의 보스' 역할을 선택했다. 이번 영화에서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전혀 색다른 건달 캐릭터를 만들었다.
천정명은 "영화가 곧 개봉하는데,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예전에 찍었는데 잘 준비가 돼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 그래서 잘 됐으면 좋겠다. 이 영화에서 역대급 연기는 아니고, 배역에 맞춰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작품에 출연한 이유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천정명은 "시나리오를 받아 봤을 때 기존에 했던 작품과 다른 것 같았다.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라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천정명은 "기존에 로코를 많이 했는데, 그땐 장르상 캐릭터에 맞춰서 하니까 동글동글한 이미지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누아르 장르라서 날카롭게 보이려고 체중도 감량했다. 영화에서 보면 복싱선수 출신으로, 조폭 세계로 빠지는 캐릭터다. 그래서 액션 연습도 많이 하고,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 웬만한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찍었다. 준비하면서 강도 높게 훈련해서 그런지, 촬영할 땐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창용 감독은 "천정명을 캐스팅한 이유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연기 변신이 어울릴 것 같았다. 천정명이라면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진이한은 권상곤이 이끄는 조직의 행동대장 구철회를 연기했다. 구철회는 "우리 형님은 언제까지나 얼굴없는 보스로 남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진중한 인물이다. 각종 캐릭터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진이한은 드라마를 넘어 스크린에서도 보여줄 연기가 기대되고 있다.
천정명은 "권상곤과 구철회는 극 중 캐릭터 설정상 너무 친하게 지내면 안 됐다. 그런 이유로 일부러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냈다. 오히려 영화를 끝낸 뒤, 더 자주 연락하고 가깝게 지냈다. 진이한 형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많이 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굉장히 재밌었다"며 웃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시아는 영화에서 조직 보스의 히로인 정민정 역할을 소화했다. 청순하고 매력적인 마스크를 지닌 이시아가 연기한 정민정은 '보스의 여자'라는 극한 직업을 묵묵히 이겨내는 인물로, 한결같고 지고지순하면서도 당차고 현명하다. 
이시아는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인사 드려서 설렌다.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서 보고 울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 내 연기도 감독님이 편집을 잘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며 만족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시나리오가 실화 같고, 기존 내용과 다른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많은 걸 느낄 것 같았다. 장민정이 법조계에서 일하며 조폭 남자친구를 10년 간 기다리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시아는 천정명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오빠가 잘 대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천정명은 "작업하면서 문제가 없었고, 재밌게 촬영했다. 2년 전에 촬영했는데 리허설도 많이 했다. 연기하면서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또, 이하율은 조직의 비운의 제2보스 박태규, 김도훈은 조직 보스의 히든카드 영재 캐릭터를 각각 맡았다.
개봉을 앞두고 이하율은 "떨리고 설레고 긴장된다. 우리 영화를 잘 봐주시면 좋겠다", 김도훈은 "아무래도 신인이라서 아직까지 이런 경험이 생소하다. 개봉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있는데, 옆에 하율이 형처럼 걱정되는 것도 있고, 설레는 감정도 있다"고 했다.
이하율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보여드린 작품, 역할과는 달라서 선택했고, 뭔가 남자 냄새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들의 세계를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도훈은 "영재라는 역할을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 당시에 해보고 싶었다. 날카롭고, 따뜻한 면도 있더라. 촬영할 때가 20살이었다. 그 나이 대에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였고, 오디션 준비를 열심히 해서 붙었다. 그때 일본 여행을 갔는데 국제전화로 합격 전화를 받아서 기뻤다"며 미소를 보였다.
영화에서 과감한 노출 장면을 선보인 김도훈은 "대본을 볼 때 지문을 보면서 '노출을 하는 걸까? 아닐까?' 고민했다. 현장에 가기 전까지 노출 고민보다, '이 신에서 다른 중요한 부분이 더 많은데'라고 생각했다. 노출 고민은 많이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충분한 상의 후에 노출 장면을 찍었다. 노출에 대한 두려움보다 내가 꼭 해야할 연기가 있었고, 두렵기 보다는 날씨가 많이 추웠다. 스태프 분들이 집중하고 몰입해 주셔서 그 장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며 뒤늦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얼굴없는 보스(감독 송창용)’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어디까지 실화인가?"라는 질문에 송창용 감독은 "내용의 50~60%가 실화"라며 "사형 집행 장면은 그 당시에 사형 집행이 가능했다고 하더라. 자문을 구해서 찍었다. 그런데 지금은 실제로 사형을 내려도 무기징역으로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답변했다. 
송창용 감독은 조폭 미화 우려와 관련해 "조직 생활의 조폭들을 얘기하면 시대별로 다른 것 같다. 지금도 지하 세계에 조폭들이 있다. 이 얘기의 스타트는 2000년대 초의 조폭 얘기다. 그때는 돈 보다도 의리와 가족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돈에 왔다갔다한다. 우리 영화 주인공은 의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요즘 한국 영화에 조폭을 주인공으로 해서, 현실적이지 않고 너무 멋있게 나온다. 그런데 상업적으로 흥행이 되더라. 감독을 떠나 사회적으로 지적하고 싶었다. 우리 영화도 조직 간의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지만, 가족을 중요시하고 최대한 드라마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에 대해 이시아는 "조폭이었던 남자의 아름다운 인생과 그 남자의 처절한 절규를 봤다. 많은 청소년들이 보고 많은 것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진짜 조폭의 세계가 저렇구나' 느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봐야할 교훈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천정명은 "일반 사람과 조직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 끗 차이더라.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착하게 살자'였다. 교도소를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까 답답하더라. 갇혀진 공간에서 살아야 되는 게 썩 좋은 경험은 아닌 것 같다"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이날 수능을 본 수험생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도훈은 "압박감도 크고 오랫동안 준비하셨을 텐데 고생 많으셨다", 이하율은 "그동안 유혹들을 이겨내고 오늘 시험을 보셨을 텐데,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이시아는 "오늘을 위해 많이 준비하셨을 텐데, 수능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 앞으로 많은 난관이 있을 텐데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천정명은 "수능을 본 사람으로 압박감을 느꼈지만, 그걸 준비한 만큼 사회에서도 준비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도 수능을 보고 있을 것 같은데 마지막까지 힘내서 시험을 잘 보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한편, '얼굴없는 보스'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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