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겁없이 뛰어들어"..'나를찾아줘' 이영애, 베테랑 배우의 사명감 (종합)[Oh!쎈 현장]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1.19 17: 46

'나를 찾아줘' 이영애가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룬 영화에서 열연을 펼쳤다.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이영애, 유재명, 김승우 감독 등이 참석했다.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제작 ㈜26컴퍼니,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 작품이다. 정연의 아들이 실종된 이야기가 메인 줄거리이지만, 이를 통해 아동학대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준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김승우 감독은 "아동학대는 조심스러운 소재"라며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그 부분을 숨기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경각심을 주고 싶었고,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정도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영애는 극 중 잃어버린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엄마 정연을 연기했다. 아이를 봤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향한 낯선 낚시터,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 사이에 놓인 정연은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며 돌아가라고 강제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들 윤수가 바로 이곳에 있음을 직감, 깊숙하게 파헤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이영애의 스크린 컴백은 2005년 7월 개봉한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이다. 2년 전 '아랫집'이라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긴 했지만,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14분 분량의 단편으로 극장에서 정식 개봉하진 않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와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다. 개봉 전,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영애는 "아직 영화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뭐라고 얘기하기가 힘들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까, '내가 저렇게 힘든 장면을 잘 넘겨서 다행이다' 싶다. 결과가 잘 나와서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작품이 좋아서 겁 없이 배우로서 욕심이 나 뛰어들었다. 다시 한번 감독님한테 좋은 작품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싶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부분이 많이 다뤄지는데, 엄마로서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질문에 이영애는 "시나리오를 결정하기 전에 고민했던 부분인데,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괴롭다. 그것을 더 알리는 과정도 필요하고, 그러면서 다시 사람들한테 좋은 메시지를 주는 것도 이 영화의 하나의 큰 힘이 아닐까 싶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답했다.
"'친절한 금자씨' 모성애와 '나를 찾아줘'의 모성애가 다른 것 같다"라는 질문에 그는 "장르가 다르고, 영화 색깔이 달라서 감독님이 주는 메시지 색깔에 따라 집중해서 표현했다. 이 영화는 보시다시피 모성애만 전부 얘기한 것은 아니다. 모성애를 포함해 여러가지 얘깃거리가 많아서 모성애에 큰 주안점을 두지 않았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까 그 감정들이 아프고 슬퍼서 현장에서 힘든 점은 있었다. 너무 앞서가지 않고, 절제 해야되지 않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유재명은 영화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겠다는 정연을 경계하는 홍경장을 맡았다. 경찰인 자신 나름의 규칙과 권력으로 유지해오던 곳이 정연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아무일 없다는 듯 조용히 정연을 돌려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캐릭터다. 
유재명은 "멋진 배우들, 스태프와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영화적으로 봤을 땐 악역이다. 틀림없이 정연과 대립하는 권력의 중심이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묘사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삶의 경험이 많고, 먹고 살만한 위치에 있지만, 쉽게 지나간다. '누가 요즘 남의 일에 신경 쓰냐?'고 하면서, 그게 지혜인양 덕담을 나누는 모습도 나온다. 현실적이고, 리얼리티를 베이스로 한 악역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정연을 바라보는 태도다. 분명 안쓰러워하는데, 그 이상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감독은 "낚시터에 있는 인물들이 그렇게 악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하지 않았다. 정연이 등장하기 전에 나름대로 규칙과 규율 안에서 생활한다. 그들의 행위 자체도 본인들의 평온함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꼭 악당, 악인이라고 규정짓지 않았다"고 했다.
이영애, 유재명 등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김승우 감독은 "모든 배우들과 함께한 순간이 감동이었다. 감정의 깊이가 깊고, 신체적, 육체적으로 강도가 높은 신을 소화해야 했다. 모두 이 작품의 한 지점만 보고 갔다. 정말 잘 찍어보고, 잘 표현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바닷 속, 갯벌 속으로 달려들었다. 그 뒤에 감정을 토해내는 부분이 1차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명장면을 꼽았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를 보면 신안군 섬노예 사건이 떠오르는데, 모티브로 했나?"라는 질문에 김승우 감독은 "전혀 관련이 없다"며 "영화는 2008년에 작업을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와중에 그 사건이 공론화 됐다. 섬이나 지역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작업했고, 보편성 안에서 작업했다. 서울이라는 이 도시 안에서도 각자의 공간에 섬이 있고, 그러한 생각으로 작업했다. 그런 부분에 모티브를 얻었고, 사회적 이슈를 염두에 두고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감독은 "내가 직접 취재를 하지 않았다. 많은 자료, 뉴스와 보도,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참고 했다. 취재 못한 이유는 실종 아동 가족들의 아픔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좋은 의도로 영화를 만들어도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취재하지 못했고, 조금이나마 멀리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눠보자고 판단했다. 진심 어리고, 진정성 있게 접근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이영애는 "시사회를 한 뒤, 김승우 감독님과 유재명 배우의 손을 잡으면서 '영화 너무 잘 봤다'고 했다. 배우를 떠나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렇게 보이더라. 다른 관객 분들도 올 곧게 감동을 하셨으면 좋겠다. 연말에 많은 관객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김승우 감독은 "영화 속에 어떤 의미도 중요하지만 영화를 보는 각자의 재미, 감동도 느끼면 좋겠다. 거기에 더해서 긴 여운도 느끼고 주변을 조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를 찾아줘'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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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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