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서신’ 박항서 감독, 니시노 감독과 ‘대리 한일전’ 비겼다 [하노이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11.19 23: 50

박항서 감독이 니시노 감독과의 ‘한일전’ 지략대결에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에서 치러진 월드컵 2차예선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겼다. 베트남(3승2무, 승점 11점)이 여전히 G조 1위를 유지했다. 태국(2승2무1패, 승점 8점)은 베트남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말레이시아(승점 9)가 인도네시아를 누르면서 2위로 올라섰다.
2년 전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 동남아에서도 변방이었던 베트남이 이제 최강국이 됐다. 박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은 태국과 두 차례 승부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자극받은 태국은 97만 달러(약 11억4000만 원)의 연봉을 안기며 일본출신 니시노 감독을 영입했다. 순전히 박항서 감독을 의식한 영입이었다. 니시노 입장에서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을 잡아야만 동남아축구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 물러설 수 없는 감독 한일전이었다. 
신경전도 치열했다. 니시노 감독은 지난 9월 0-0으로 비긴 방콕 월드컵예선에서 베트남 기자들의 태국대표팀 훈련을 제지했다. 두 팀이 서로 염탐을 한다는 '스파이 논란’까지 일었다. 
이번에는 베트남 차례였다. 박항서 감독도 태국기자들의 훈련취재를 철저히 차단했다. 니시노는 베트남이 지정해준 연습장을 사용하지 않고 한 시간을 돌아서 하노이 외곽의 연습장으로 갔다. 두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손을 맞잡았지만 눈빛은 매서웠다.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은 “태국은 짧은 패스에서 나오는 정교한 플레이가 위력적이다. 하지만 상대 스리백의 약점을 간파했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태국의 좌우측 뒷공간을 공략한 측면공격으로 활로를 뚫었다.  
결국 치열한 지략대결의 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태국전 무승부로 베트남은 여전히 사상최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니시노 영입에도 불구 태국은 이번에도 박항서 감독의 벽을 넘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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