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손담비 "까불이로 의심 받았을 때 제일 황당했죠"[인터뷰②]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11.22 08: 02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는 까불이가 아니었다. 이런 오해에 휩싸였던 손담비는 “대체 왜 그런 의심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손담비는 21일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손담비는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연기했다. 세상의 편견에 갇혀 상처 가득한 삶을 살아온 인물로, 소외 받는 이들을 대변하는 대사로 먹먹한 울림을 안기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KBS 제공

‘동백꽃 필 무렵’이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만큼, ‘향미’에 대한 관심도 엄청났다. 손담비는 “밖에서 밥을 먹거나 할 때면 다들 손담비라고 하지 않고 향미라고 불러주시더라. 그래서 많이 놀라웠다. 극 중 이름으로 불리는 게 거의 처음이다. 다들 향미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인기를 많이 실감했다”고 말했다.
손담비는 온전히 ‘향미’에 녹아들었다. 특유의 의뭉스럽고 덤덤한 표정으로 감정선을 이어가고, 참아왔던 감정을 터트리기도 하며 시시각각 변주하는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 손담비는 “겉은 맹하지만 알고보면 다 꿰뚫고 있는 인물이 향미다. 옹산에서 제일 정보가 빠른 게 향미이지 않느냐. 그런데 또 말하는 걸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팩트 폭력’을 날린다. 이런 것들을 잘 살려야겠다 싶었다. 잘 살리면 향미라는 캐릭터가 살고, 작품에서도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손담비는 “맹하게 보이는 게 제일 어려웠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표정 연습도 많이 했고, 말투 연습도 많이 했다. 원래 성격이 급하고 말을 빨리 하는 편인데, 길이와 템포를 조절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지금도 향미의 말투가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고 웃었다.
또한 손담비는 “작가님은 나를 믿어주시고 서포트 해주셨다. 끝날 때 쯤 ‘너무 잘해주셔서 고맙다’라는 말이 담긴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다. 연기 같은 경우에는 PD님과 많이 연습하고 상의했다. 급하게 하지 않고 천천히,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게 노력해달라는 디렉션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뿌리 염색 하지 않은 머리, 촌스러운 컬러의 다 까진 네일, 트레이닝복 차림 등 디테일하게 준비하면서 손담비는 온전히 ‘향미’가 될 수 있었다. 의뭉스러운 모습으로 인해 초반에 향미가 연쇄 살인마 ‘까불이’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향미가 까불이에게 살해 당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면서 의심은 사라졌지만, 손담비는 왜 자신이 그런 의심을 받았는지 의아해했다.
손담비는 “향미가 까불이로 의심을 받을 때 가장 황당했다.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핸다. 나를 왜 까불이로 의심할까라는 게 나도 궁금했다. 향미가 용의선상에 올랐다는 것조차도 이상하고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의심가는 정황이라도 있는데, 향미는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펄쩍 뛰었다.
향미의 죽음은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붉힌 지점이다. 동백(공효진)의 따스한 마음에 새 삶을 살아보려 했으나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고, 향미의 서사가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기 때문이다.
손담비는 “참 신기하다. 많이 몰입해주신 것 같다. 나도 슬펐는데, 많은 분들이 내 마음을 대변하듯 슬퍼해주셨다. 나와 같이 이입을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그 지점이 너무 좋았다.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서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손담비는 이제 ‘향미’를 비워내기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떠난다. 코펜하겐은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가 노래를 부르던 곳으로, 손담비가 이 곳으로 일정을 소화하러 가면서 의미를 더했다. 손담비는 “그곳에서 좀 더 생각을 정리하려고 한다. 즐기고 오겠다”면서도 “향미가 가고 싶어 했던 곳이라 더 생각이 날 수도 있겠다”고 미소 지었다. /elnino8919@osen.co.kr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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