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과 조여정이 첫 청룡영화상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제40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호평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5관왕을 기록하며 독주를 펼친 가운데 정우성과 조여정이 남녀 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간 청룡영화상에서 여러 번 시상자로 나선 바 있는 정우성은 이날 영화 '증인'으로 처음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정우성은 지난 2월 개봉한 '증인'에서 마음 따뜻한 변호사 순호 역을 맡아 그간 보여줬던 강렬한 캐릭터와 달리 힘을 뺀 자연스러운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영화 역시 25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에 힘 입어 정우성은 앞서 열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대상과 제39회 황금촬영상에서 연기대상을 받은데 이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대한민국 대표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정우성은 "앉아서 시상식을 보는데 불현듯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이 말을 같이 장난으로 하고 싶어서였는데 진짜 받게 될 줄 생각을 못했다. 뒷자리에서 경구형이 오늘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응원해줬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어서 감사드리고 얼떨떨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청룡상 꽤 많이 참석을 했는데 남우주연상을 처음으로 받게됐다.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까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 오늘 향기 씨가 안 온 줄 알았는데 시상자로 보게 되어 너무 반가웠고, 함께 했던 김향기 씨 너무 멋진 파트너였고 이한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서 즐겁고 행복했다. 집에서 보고 있을 제 친구 이정재 씨 함께 기뻐해주리라 생각하고 여러분 모두와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다"며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영화 '기생충'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조여정은 제24회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조여정은 '기생충'에서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의 아내이자 순진하고 심플한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아 아름다운 사모님의 외면 뒤로, 특유의 순수함과 살짝 엿보이는 푼수끼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조여정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수상자로 호명되자 크게 놀란 후 눈물을 흘리며 트로피를 받은 조여정은 "감사하다. 저만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던 것 같다. 이 부문은 정말 제가 받을 줄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 작품을 했을 때 배우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와 사랑을 받게 되는 캐릭터는 다른 것 같다. 그런데 '기생충'의 연교는 제가 정말 사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사랑도 받고 해서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수상도 기대를 안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에게 "기다렸던 캐릭터였다"며 감사인사를 전한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그냥 제가 짝사랑 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언제든지 그냥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다. 그 사랑은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게 제 원동력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상을 받았다고 사랑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겠다. 뻔한 말이지만 앞으로도 늘 묵묵히 걸어가보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짝사랑을 해보겠다"며 '기생충' 속 대사인 "I'm deadly serious"로 마무리했다.
이처럼 이견이 없는 남녀 주연상의 영광을 안은 정우성과 조여정은 흥행과 호평, 수상 모두 다 잡으며 올해의 배우로 거듭났다. 앞으로 이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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