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와 안나의 힘"..감독들이 밝힌 '겨울왕국2'가 사랑받는 이유(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1.26 19: 10

 “안나와 엘사가 함께 여정을 떠나고 같이 있을 때 나오는 에너지가 우리 영화의 힘이 아닌가 싶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크리스 벅 감독이 한국에서 개봉을 했다 하면 무조건 흥행하는 비결에 대해 “사실 우리도 모르겠다. 좀 알려달라”면서도 영화의 힘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달 21일 국내 개봉한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의 기세가 무섭다. 상영한 지 6일 만인 오늘 오후 4시를 기점으로 500만 3433명(영진위 제공)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이 같은 기세라면 천만 관객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편 ‘겨울왕국’(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2014)이 기록한 500만 관객 돌파를 2편이 11일이나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국내 영화팬들의 ‘겨울왕국’을 향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2편의 주요 서사는 이렇다. 엘사와 안나, 올라프,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스벤이 아렌델 왕국에 모여 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엘사는 자신에게만 들리는 이상한 노랫소리를 듣는다. 왠지 모르게 가슴을 울리는 야릇한 메아리를 자신을 부르는 소리로 직감한 엘사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북쪽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언니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사랑스러운 동생 안나는 결국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까지 따라 붙게 만들면서 본격적인 자매의 모험기가 시작한다. 의문의 메아리가 가깝게 들리는 마법의 숲에서 발걸음을 멈춘 엘사와 안나. 이들은 북쪽 숲으로 향하던 길에 바람, 불, 물, 땅 4개의 정녕을 만나 부모님의 어린 시절과 얽힌 가슴 따뜻한 사연을 접한다.
‘겨울왕국2’는 두 딸 중 첫째 엘사만 갖게 된 마법의 근원을 추적하는 게 핵심 서사. 그래서 몇 년 전 폭풍우를 만나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던 엄마 이두나 왕비, 아빠 아그나르 왕이 극 초반에 잠깐 등장하기도 한다. 어린 엘사가 실수로 부린 마법으로 인해 어린 안나가 무의식에 빠졌던 그날보다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부모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두 자매가 앞으로 아렌델 왕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보여준다. 
크리스 벅 감독은 “OST는 1편에 이어 (크리스토퍼 벡) 부부에게 맡겼다”라며 “‘렛 잇 고’(Let it go)는 다시 만들 수 없는 곡이기에 그걸 다시 하자는 게 아니었다. 2편은 뮤지컬의 제2막이라는 느낌으로 임했다. 1편에서 캐릭터 설정이 끝났으니 2편에서는 캐릭터들의 내면으로 들어갔다. 성숙도와 깊이를 더한다”고 새 주제곡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렛 잇 고’의 명성을 잇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게 사실.
그러나 크리스 벅 감독은 “'겨울왕국2'에서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곡이 다르던데 저는 그게 더 좋다”면서 “관객마다 해석이 다르다”라고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그러면서 “‘Into the unknown’은 ‘렛 잇 고’와 정반대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갔을 때 얻을 수 있는 걸 보여 준다”라는 추가 설명을 보탰다. “1편의 만듦새를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저희는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2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했는데 열광적인 반응을 보니 좋다. 이 캐릭터들은 저희 자식들 같은데 여러분들이 따뜻하게 돌보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한국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크리스 벅 감독과 함께 ‘겨울왕국’ 시리즈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제니퍼 리 감독도 영화를 연출한 자신만의 기획의도를 전했다. “저로선 가장 자랑스러운 장면이 마지막 신(scene)이다. ‘Show yourself’에서 빙하를 표현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어려웠는데 모든 컴퓨터를 다 동원했다. 그 장면은 저희의 땀과 눈물이 다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1편에서는 엘사와 안나 자매가 서로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2편에서는 이미 가까워진 두 사람이 역경을 겪으면서 자신들의 뿌리를 알게 되는 여정을 그린다.
이에 제니퍼 감독은 “저는 안나와 엘사에게 각각 특별한 걸 주고 싶었다”라며 “안나는 (중반에)좌절하다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저희도 자라면서 힘든 일들을 겪었지 않나. 모르는 세계로 갈 때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겨울왕국2’는 과거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 하고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를 한다”며 “엘사가 하는 여러 가지 선택을 보면 아렌델 백성들을 위해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겪어야 하는 것을 인정하고 성장하면서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걸 말한다. 본인들의 선택이 무서울 수 있지만 사랑으로 뭉친 두 여성이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는 의도를 전했다.
‘겨울왕국2’는 견디기 힘든 장애물과 역경을 만나도 가족과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들의 신뢰와 믿음만 있다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 타킷이지만 ‘겨울왕국’만의 심오한 세계관과 캐릭터들의 매력이 어른들도 극장으로 향하게 하는 가장 큰 비결이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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