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서 황금기를 보냈다. ‘펍지 코리아 리그(이하 PKL)’에서 손꼽히는 실력을 지닌 ‘피오’ 차승훈의 영입 이후 날아오른 젠지는 2019 PKL 페이즈2와 국제대회를 모두 섭렵했다. 동료들의 퍼포먼스도 함께 오르며 2019년 두번째 국제대회 ‘MET 아시아 시리즈: 펍지 클래식’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단했던 젠지의 기세는 페이즈3에서 한풀 꺾였다. 한층 강해진 OGN포스, SK텔레콤에 주도권을 내주며 페이즈3를 6위로 마감했다. 다소 분위기가 처진 상황이었지만 젠지는 여전히 최종 국제대회인 ‘2019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PGC)’에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0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출국전 OSEN을 만난 자리에서 젠지 선수들은 “모두 함께 그림을 그리는 방향으로 연습하고 있다.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젠지의 자신감은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젠지는 준비했던 모습을 본 게임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24일, 25일 양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9 PGC 그랜드 파이널에서 젠지는 끈질긴 전투 전략으로 총점 111점을 얻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연습 전략처럼 젠지 선수들은 교전에서 고르게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에이스 차승훈이 킬 부문(22킬, 2위), 총합 대미지 부문(4074, 1위)에서 모두 최고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로키’ 박정영, ‘에스더’ 고정완, ‘태민’ 강태민 모두 중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생존시간 부문 각각 1위, 4위에 오른 고정완과 강태민의 안전성은 젠지의 전투력에 간을 더했다.
이번 2019 PGC는 차승훈에게 특히 의미 있는 대회였다. 차승훈은 평소 많은 사람들에게 ‘전투력만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젠지에서 메인 오더를 맡고 있는 차승훈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전략 구성 능력’도 입증했다. 차승훈은 우승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에 나의 오더 능력을 증명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승훈의 오더, 팀원들의 전투 수행 능력이 합쳐진 젠지는 한번 혈이 뚫리면 엄청난 점수를 뽑아내며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결국 획득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젠지가 대량의 포인트를 쌓은 라운드는 12개 중 5개다. 절반이 되지 않지만 그만큼 압도적인 모습으로 적들을 제압하고 1위에 올라섰다.
2019년을 자신들의 해로 장식한 젠지는 오는 2020년에도 지금과 같은 단단한 모습으로 대회에 임할 계획이다. 젠지의 주장 고정완은 “해외 리그에도 우수한 팀들이 많지만 우승한 우리가 지금은 제일 좋은 팀이다”며 “PKL 돌아가서도 2019년과 같은 우수한 성적 내겠다”고 다짐했다. /lisco@osen.co.kr